한미약품 연구소 직원들이 개량신약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미국 머크사와 총 20억달러 규모의 고혈압 복합제 개량신약 '아모잘탄' 수출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국내 제약사들이 개량 신약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약가인하와 계속된 악재 등으로 전환점이 필요한 국내 제약사들이 개량신약 개발과 마케팅 및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개량신약은 기존의 의약품에 비해 안전성·유효성·유용성에 있어 개량됐거나 의약기술에 있어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인정한 의약품을 말한다.
기존 의약품 대비 물리·화학적 특성·제제 및 효능을 개선함으로써 적응증 추가·부작용 감소·복용편의성 개선 등 치료 효율을 극대화하고 기존 약물대비 낮은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개량신약은 일반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비용 및 시간과 비교해 경제적이라는 점도 제약사들의 관심을 끈다.
실제로 신약 한 품목을 개발하는데 걸리는 평균기간은 △바이오신약 11년 △화합물신약 8.8년 △천연물신약 7.8년 등 9년이지만 개량신약의 경우 △제제개선 5년 △신규복합 3.9년 △구조변형 3.8년 △제형변경 2.7년 △신규용도 1년 등 평균 3.9년에 불과하다.
연구개발 비용 역시 신약이 한 품목 당 평균 187억 2000만원이 투자된 것에 비해 개량신약은 31억5000만원으로 신약의 20% 수준이다.
개량신약에 대한 시장의 반응과 성장가능성도 매우 높다.
한국산업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발행한 '개량신약 개발 현황 및 전망' 에 의하면 지난해 기준 9555억달러 규모인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개량신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달한다.
연간 15%의 성장세로 2013년에는 214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개량신약 시장은 2007년 4180억원에서 연평균 16.6% 성장해 올해 7714억원까지 확대됐다.
업계는 국내 제약사들의 매출과 순이익 감소가 현실화된 상황에서 기존의 신약개발 R&D 투자 역량이 개량신약으로 대거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국내 제약사들 중 개량신약 개발에 성공한 업체는 23개사며 이들 업체가 개발에 성공한 개량신약은 총 64개다.
한미약품은 아모잘탄은 미국 머크사와 총 20억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복부비만을 치료하는 새로운 형태의 신약도 출시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올해 바이오벤처 업체인 안지오랩으로부터 복부비만 치료용 개량 신약인 'ALS-L1023'을 도입해 곧 임상3상을 마칠 계획이다.
지난 6일에는 바이오벤처기업인 카이노스메드와 글로벌 신약 공동연구 계약도 체결했다.
대웅제약의 개량신약인 알비스는 지난해 530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2000년 발매된 알비스는 2009년과 2010년 각각 395억원, 464억원의 청구실적을 기록하며 매년 20%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종근당은 동아제약의 천연물 위염치료제 스티렌의 개량신약 발매를 준비 중이고, 안국약품은 지난 10월 이성질체 개량신약인 레프토라를 발매했다.
국내 제약사들의 개량신약에 대한 외국계 업체들의 관심도 높아져 개발은 물론 마케팅과 판매 차원의 협업도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최근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와 고지혈증 치료 복합신약 '이베스틴'에 대한 국내시장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임상3상 진행중인 이베스틴이 최종 시판 허가를 받으면 한미약품은 이베스틴 완제품을 사노피에 공급하게 된다.
LG생명과학도 지난 10월 사노피-아벤티스와 당뇨치료신약인 제미글로에 대한 국내 공동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한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시장성과 경제성에서 강점이 많은 개량신약 개발에 매진하면서 품질 등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며 "최근에는 외국계 제약사들과의 공조도 확대되고 있어 향후 해외 진출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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