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 지난 주말 가족과 스키장을 찾은 김지나씨(39)는 터무니없이 비싼 물가에 몹시 불쾌했다. 김씨는 "각종 할인으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스키장을 찾을 수 있어 기뻤지만 커피·어묵 값으로 나가는 돈이 이용비보다 더 많았다"며 "가격에 비해 음식도 부실해 눈 뜨고 코 베이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스키장들의 배짱영업이 올해도 되풀이되고 있다. 특히 스키장 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식당가 물가가 너무 비싸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가격이 동일해야 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스키장에서는 별도 가격과 메뉴를 만드는 등 '내부 룰'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이 더했다.
19일 아주경제신문은 겨울 스키시즌을 맞아 국내 대표 스키장 5곳의 카페테리아 물가를 조사한 결과, 시중 판매가격보다 최대 6배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카페테리아는 스키장에서 간편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어 이용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다.
다른 스키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곤지암리조트 스키장 카페테리아에서는 순대와 우동이 각각 5000원, 6000원으로 시중가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핫도그는 6000원, 잔치국수 5000원, 커피 3500원으로 골프장 음식점과 가격이 비슷했다.
홍천 대명스키장 역시 떡볶이 5000원, 우동 7000원으로 시중가보다 2배 이상이다. 비교적 저렴한 식사메뉴인 김치찌개와 덮밥류도 1만~1만5000원 선이었다. 4인 가족이 스키장에서 한 끼를 해결할 경우 최소 6만원 이상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키장 내에서 영업 중인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그들만의 룰'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강원도의 한 스키장에 입점한 롯데리아는 일반 매장에서 판매하는 단품을 없애고, 2인 세트로 구성된 6가지 메뉴를 1만2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원할머니보쌈 역시 가장 작은 사이즈의 메뉴는 없앴고, 대용량 메뉴 판매가도 기존가보다 3000~4000원 올렸다.
가족과 함께 스키장을 찾은 주부 박미희씨(39)는 "예상했던 것보다 식대가 너무 비싸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라며 "특히 애들이 좋아하는 돈가스·어묵·핫도그 등 간식품목이 비싸지만 그렇다고 안 사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스키장 관계자는 "운영 기간이 겨울철로 한정됐고, 난방·운송비용 등이 많이 들어 시중보다 비쌀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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