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새 키워드는 '여풍당당'..임원·고위공무원 '이상기류'

  • 대기업 여성 임원 증가..공공기관 창립 104년 만에 여성 1급

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등장하면서 여성들의 파워가 막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 수장이 여성인 만큼 그동안 남성 중심으로 이뤄졌던 우리 사회에 '여풍'이 보다 거세게 몰아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재계 및 관가의 동향을 보면 벌써부터 여성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국내 주요 대기업의 경우 신규 중용된 여성 임원들이 늘었는가 하면, 창립 104년 만에 여성 1급을 배출한 공공기관도 등장했다.

삼성그룹은 최근 임원인사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여성 임원 승진을 단행했다. 조직 내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의 장점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를 강화한다는 이유에서다. 승진 대상자 총 485명 가운데 여성이 12명을 차지했다.

특히 이영희 삼정전자 부사장(49)은 그룹 역사상 세 번째 여성 부사장직에 오르는 쾌거를 맛봤으며, 30대의 나이에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한 조인하 삼성전자 상무(38) 또한 주목을 받았다.

LG그룹은 12월 인사를 통해 여성 임원 3명을 상무로 신규선임하고 1명을 전무로 승진시켰다. 비록 적은 숫자이긴 하지만, 지난해 신임 여성 임원이 1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한 임원 인사를 진행한 결과라는 게 LG 측의 설명이다.

학습지 업계 1위인 대교도 12월 임원 정기인사 결과 4명의 여성 임원을 추가로 선정했다. 이로써 여성 임원의 수는 기존 4명에서 8명으로 두 배 늘었으며, 전체 임원 31명 가운데 26%를 차지하게 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의 경우 지난 11일 일산 킨텍스점장으로 홍정란 상무(46)를 임명, 업계 최초 여성 임원으로 발탁했다. 이밖에 '금녀의 벽'으로 불렸던 자동차 업계 및 IT업종에서도 여성 임원들이 줄줄이 등장하며 자신의 위치를 다져나가고 있는 모양새다.

이 같은 재계 여풍의 여파는 여성 고위직 등용에 있어 다소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는 공공기관에까지 불고 있다.

지난 17일 한국농어촌공사는 104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1급 부서장을 선발했다. 주인공은 박우임(53) 전 인재개발원 교육기획팀장. 공사에 따르면 부서장 130명 중에서 여성은 박씨가 유일하며, 향후 농어촌공사 최초의 여성 임원 발탁도 유력한 상황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가부장적 제도를 바탕으로 형성된 두터운 유리천장이 점차 허물어지는 추세"라며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 취임으로 양성평등 시대에 한 발짝 더 다가선 만큼, 여성들의 고위직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사법시험에서도 여성 합격자 비율이 41.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최종 합격자 506명 가운데 211명이 여성이다. 여성 합격자 비율은 작년의 37.3%보다 4.4%포인트 증가했으며, 2010년의 41.5%보다도 높은 것이다. 이는 향후 우리 사회 고위직 종사자 가운데 여성의 비중이 더욱 늘어날 것임을 예고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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