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용산개발사업단 등에 따르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주체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이하 드림허브)의 잔고는 21일 현재 65억원에 불과하다. 추가로 자금을 조달하지 않으면 이달 말 자금이 바닥나게 된다.
내년 1월 17일 자산유동화증권(ABS) 이자 47억원을 내지 못하면 드림허브는 부도 위기에 처한다. 앞서 드림허브는 30개 주주들이 지난 12일 실시한 주주배정 방식의 25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 청약에 모두 참여하지 않아 자금 조달에 실패한 바 있다.
드림허브는 이번 주 중 이사회를 열어 CB 발행 등 추가 자금조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주주배정과 제3자 배정 등으로 CB 청약을 추진하거나 다른 자금 조달 방안을 찾고 있다.
극적으로 추가 자금이 수혈되더라도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3.3㎡당 평균 3000만~4000만원대 고급아파트를 분양해야 하는데 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어 현실적으로 어렵다. 지속적으로 들어가는 자금을 감당하기에도 벅차다. 코레일을 제외하면 다른 출자사들은 사업 성공에 회의적인 분위기여서 추가 자금 지원 등에 소극적이다.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이 경영권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것도 사업 추진에 큰 걸림돌이다.
사업자로 선정된 삼성물산이 2년여 만에 대표주관사 지위를 반납하고 사실상 빠져나가면서 문제가 커졌다. 롯데관광개발이 삼성물산의 지분(45.1%)을 맡으면서 자산관리위탁회사(AMC) 용산역세권개발의 지분 70.1%를 보유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롯데관광개발이 자금을 충분히 대지 못하면서도 경영권을 놓지 않아 정상화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코레일은 단계적 개발로 사업계획을 변경하겠다는 입장이다. 분양 가능 구역부터 단계적으로 개발해 먼저 분양하는 곳에서 충당된 자금으로 후속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반면 롯데관광개발은 철도정비창과 서부이촌동을 동시에 개발하는 통합개발을 고수하고 있다. 단계적 개발로 변경하면 사업기간도 길어지고 비용도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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