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경찰서는 삼일 파출소 소속 김모(44) 경사를 특수절도 혐의로 25일 오후 9시 40분께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김 경사는 사건 발생 10일전인 지난달 29일 휴대전화 카메라로 우체국 내부를 촬영해 구속된 금고털이범 박모(44)씨에게 건네는 등 박 씨의 범행에 적극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미 구속된 박 씨는 그동안 단독 범행을 주장했지만 경찰은 사건 정황상 공모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경찰은 범행 발생 전 박씨와 친구 사이인 김 경사가 사건 발생 10일 전 휴대전화로 우체국 내부를 촬영한 장면 등이 담긴 폐쇄회로(CC)TV 녹화장면을 확보하고 공모 여부를 추궁해왔다.
경찰은 김 경사가 지난 8일 오후 10시께 주거지에서 등산복 차림에 흰색 모자, 장갑 등을 착용하고 자전거를 끌고 나와 범행현장에 갔다가 뒷날 오전 4시 47분께 귀가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관련증거로 제시, 박 씨로부터 "공모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조사 결과 김 경사는 범행 15일 전부터 박씨와 모의하고 범행 당일에는 금고를 터는 동안 밖에서 망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김 경사는 또 지난달 29일 오후 3시께 금융기관 방범진단을 핑계로 금고가 있는 우체국 벽면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해 내부 구조와 금고 위치를 박 씨에게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금고의 위치를 확인한 박 씨는 범행 3일 전 우체국 부근 건너편 화단 풀밭에 범행도구를 숨겨놓고 범행 당일 옮겨 사용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씨는 금고를 턴 후 300여m 떨어진 곳에서 훔친 돈을 김 경사와 절반씩 나눴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김 경사는 여수경찰서 형사과에서 7년여 가량 근무하면서 장례업, 차량견인업, 분식점 경영 등을 해 온 박씨와 10여 년 전부터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지난 8일 밤 여수 삼일동 한 식당에 들어가 벽면을 뚫고 맞닿은 우체국 금고의 뒷면을 산소절단기로 도려내고 현금 5213만원을 털어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김 경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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