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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나연이 이달초 대만에서 열린 '스윙잉 스커츠'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미국 프로골프투어에 진출한 한국선수들의 통과의례 중 하나는 영어다.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면 그만큼 투어에 연착륙하는 기간이 짧아지지만, 그렇지 못하면 인터뷰할 때마다 통역을 대동해야 한다.
박세리(KDB산은금융그룹) 최경주(SK텔레콤) 등 미국 진출 ‘1세대 선수’들과 달리, 최근 미국 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영어를 잘 하는 편이다. 미리 대비하고, 투어생활 중에도 틈틈이 영어 교습을 받기 때문이다.
동갑내기인 최나연(25· SK텔레콤)과 강성훈(신한금융그룹)이 영어 때문에 외국 매스컴에 올랐다.
AP통신은 최나연이 최근 미국 골프채널에 출연, 영어실력을 뽐냈다고 보도했다. 최나연은 “미국에 처음 온 2008년에는 영어를 잘 못해 불편했다”며 “스윙코치에게도 내 생각을 잘 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나연은 1년 전부터 한국거주 캐나다인 그렉 모리슨을 선생으로 두고 매일 한 시간씩 영어공부를 했다. 대회에 출전할 때에는 인터넷 전화로 수업을 받았다. 최나연은 “영어로 의사 소통을 하게 된 뒤로 마음이 편해졌고 골프도 더 잘 되는 것같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미국PGA투어 홈페이지에서는 ‘투어 뒷얘기’를 통해 강성훈의 일화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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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훈. [미국 골프채널] |
강성훈은 2011년 미국PGA투어에 데뷔했으나 그 연륜에 비해서는 영어를 잘 구사하는 편이다. 2002년 이후 매년 두 차례 미국에 가 유명 코치한테서 교습을 받아온 덕분이다. 강성훈은 텍사스주 댈러스에 있는 ‘행크 해니 골프스쿨’에서 주로 머물렀다. 해니는 타이거 우즈를 가르친바 있는 유명 교습가다. 강성훈은 해니 스쿨에서 골프 뿐아니라, 영어도 익혀 의사 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다.
그런데 올해 해프닝이 일어났다. 누군가 그에게 “댈러스에 머무르는 동안 카우보이 부츠를 산 적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강성훈은 “아니오. 나는 NFL(미국프로풋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나는 미국프로농구 LA 레이커스 팬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카우보이 부츠’를 댈러스를 근거지로 하고 있는 NFL ‘댈러스 카우보이스’ 팀으로 오해한 듯하다. 골프보다 영어를 더 잘한다는 강성훈으로서는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진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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