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 횡령 이사장, 문어발식 대학 설립으로 또 다시 1000억원 횡령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교비 400여억원을 횡령한 전력이 있는 전남의 모 학교법인 설립자가 또 다시 1004억원의 교비를 횡령, 문어발식으로 대학을 확장해 검찰에 구속됐다.

광주지검 순천지청 형사3부는 26일 수사결과 브리핑을 열고, 교비횡령을 주도한 설립자 이모(74)씨와 법인기획실 책임자 한모(51)씨, 횡령에 가담한 서남대 총장 김모(57)씨와 신경대 총장 송모(58)씨를 특경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이 씨가 횡령한 자금을 자신의 벌금 납부와 부동산 등기 명의를 빌려준 이모(73)씨와 김모(45)씨 등 2명도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대학 설립자인 이씨는 2007년부터 최근까지 자신이 실질적인 이사장으로 있는 전국 4개 대학에서 교비 898억원과 자신이 직접 설립ㆍ운영하는 건설회사 자금 106억원 등 모두 1004억원의 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등학교 교사 출신인 이 씨는 1980년 광주의 모 여상을 설립한 이후 30여 년간 서울과 경기 화성, 전북, 충남, 전남 등에 4년제 대학 2곳과 2년제 대학 3곳, 대학원대 1곳, 고등학교 3곳, 병원 2곳 등 11곳으로 확장,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건설 회사를 따로 설립ㆍ운영하며 학교 공사를 독식, 공사비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교비를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4개 대학교에서 횡령한 자금으로 2008년 말부터 2010년 4월 사이 18필지 1만1748㎡의 부동산을 구입, 자신의 아들 등 다른 사람 명의로 등기한 혐의(부동산실명법 위반)도 받고 있다.

이 이사장의 외조카인 한 씨는 허위 지출 결의서를 작성하는 등의 수법으로 이 이사장이 1004억원을 횡령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남대 총장인 김 씨와 신경대 송 총장은 실질적 이사장인 이 씨와 공모해 각각 교비 330억원, 15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광주의 한 병원에 법인기획실을 설치하고 전국적으로 분산돼 있는 5개 대학과 건설회사의 회계를 통합관리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횡령한 교비를 차명계좌로 이체시켜 현금으로 인출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금액 역시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고액거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지난 2007년 2월 27일의 경우 하루 동안 3개 대학에서 9억 7000만원의 금액을 인출하면서도 2000만원 미만으로 쪼개 입금한 뒤 인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씨는 이번 사건과 같은 수법으로 지난 1998년 교비 409억원을 횡령하고 이를 대학설립ㆍ이전비용, 병원인수비용, 자녀 유학비용 등으로 사용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 2월, 2심에서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2007년 2월에는 교비 3억 8000만원을 횡령해 개인 채무를 변제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씨는 횡령한 교비 중 120억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을 비롯, 자신이 설립한 병원의 적자를 메우는 등에 사용했다"며 "학교들의 교비를 번갈아 빼내 이전의 횡령액을 갚는 등 이른바 돌려막기 수법까지 썼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 결과를 토대로 교과부에 사학재단의 교비 집행을 체계적으로 관리 감독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건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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