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몽골 어린이 어터강바트 '너밍(여)'의 소원이 이뤄졌다.
태어날 때부터 심장이 약해 또래들과 어울리지 못했던 너밍이 가천대 길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건강한 모습으로 크리스마스를 맞이했다.
몽골 울란바토르에 사는 너밍이 한국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된 사연은 한통의 편지에서 시작했다.
심신중격결손증을 안고 태어난 너밍은 심장 기능 이상으로 몸이 약했다.
심실과 심실 사이에 구멍이 있는 심장병으로, 호흡곤란, 발육부진 등 성장에 문제를 겪고 성장하면서 다양한 합병증을 겪을 수 있다.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선천성 심장병이지만 현지 의료 여건과 높은 비용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았다.
슬픔에 잠긴 너밍의 가족들은 지난 10월 현지 한국인 나은수 목사에게 아이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고 간절한 마음을 담아 편지를 보냈다.
길병원이 시행하는 해외 심장병 어린이 후원 사업을 접한 나 목사는 길병원에 이 같은 사연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다.
가천대 길병원은 흔쾌히 너밍을 초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연말까지 해외 심장병 어린이 후원 계획이 모두 짜여 있던 터라 올해 안에 너밍을 초청하기가 여의치 않았다.
그러던 중 뜻밖의 곳에서 희소식이 들려왔다.
서울에 있는 한 교회에서 가천대 길병원에 심장병 어린이를 돕고 싶다는 뜻을 전해온 것이다.
2년 전, 이 교회의 요청으로 가천대 길병원이 미얀마 심장병 어린이를 치료해 준 것이 고마워 또 다른 어린이 환자를 후원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너밍은 12월 13일 입국해 14일 수술을 받았으며, 건강한 모습으로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퇴원했다.
함께 온 너밍의 할머니는 “너밍이 한국에서 와서 가장 먼저 ‘감사하다’는 한국어를 배웠다”며 “너밍을 위해 애써준 모든 분들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가천대 길병원은 1996년부터 2012년까지 270여 명의 해외 심장병 어린이를 초청해 수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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