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인사이드> 박근혜 '부드러운 리더십'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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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2-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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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진오 기자=춘추전국시대 주나라의 노자는 스승인 상용(商容)이 돌아가시기 전, 그를 찾아가 마지막 가르침을 청했다. 병상에 누워 있던 상용은 당신의 입을 딱 벌리면서 말했다. 내 입안에 "혀가 있느냐?", "예, 있습니다.", "이는?", "하나도 없습니다.", "알겠느냐?", "예." 영리한 노자는 단숨에 무슨 말인지 알아차리고 답했다. "강한 것은 없어지고, 부드러운 것은 살아 남는다는 말씀이시군요." 노자의 유약겸하(柔弱謙下), 즉 부드러움과 낮춤의 철학이 여기서 나왔다고 한다. 노자 도덕경에 유능제강(柔能制剛)이라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부드러운 것이 능히 단단한 것을 이긴다는 의미다.

박근혜 제18대 대통령 당선인의 등장으로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탄생하면서 '부드러운 리더십'이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박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24·25일 쪽방촌 독거노인 방문, 26일 경제 주체 회동 등 민생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박 당선인의 선거일 이후 1주일간 행보는 10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새 정치 구상'이나 5년 전 이명박 대통령의 '속전속결' 행보와 대비를 이룬다.

벽두부터 민초들의 삶 속으로 직접 파고들어 서민경제를 챙기면서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겠다는 각오로 보인다. 박 당선인의 이런 유연한 안목에서 여성 특유의 세심함과 부드러운 리더십이 빛을 발할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

딱딱하고 권위적인 조직일수록 유연성이 부족하다. 정말로 강한 조직은 부드럽고 유연해 보인다. 권위적인 조직은 늘 규정을 부르짖고 관례대로 움직인다.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하지 않는다. 당연히 경쟁력이 없고 과거에 발목을 잡혀 미래를 생각하기 힘들다.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 박 당선인 측 인사는 "박 당선인 특유의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아래부터 위까지 대한민국 곳곳을 화합시키는 데 큰 몫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 당선인 스스로도 "어머니의 마음으로 여러분의 옆에서 동행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밝힌 바 있다.

소통과 공감이 강한 리더십을 만드는 시대다. 다만 실천하려는 강한 의지가 뒤따라야 한다. 행동과 결실로 이어지지 않는 '말의 성찬'은 허망한 말장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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