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 올해 400조원 채권발행, '정부 지원만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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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2-2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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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중국 기업이 2012년 들어 은행대출이 아닌 채권을 통해 역대 최대규모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 저널(WSJ) 중문판은 금융정보회사 딜로직의 통계를 인용, 지난 10여년간 국유은행을 통해 자금을 융통하던 중국 비금융권 기업이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사상 최대규모인 3270억 달러(한화 약 399조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이는 작년 동기대비 77%나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대다수 기업의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지원만 믿고 무분별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지난 10월 말 충칭시가 운영하는 충칭(重慶)방직은 6억 위안 규모의 5년물 위안화 채권을 발행했다. 그러나 해당기업은 2009년 이래 경영실적이 악화, 재정상황이 좋지않았음에도 현지 신용평가기관에서 '투자가능' 등급을 받았으며 막대한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충칭시 정부의 지원으로 막대한 부채위기에서 벗어난 적이 있는 충칭방직이라면 다시 위기를 맞더라도 정부의 힘으로 회생이 가능하다는 전제가 깔렸다는 분석이다.

회사채 매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뮤추얼 펀드로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뮤추얼 펀드가 대대적으로 회사채 매입에 나서는 것 역시 경영상황이 악화된 기업이 '디폴트 위기'에 직면했을 때 지방 정부가 부채를 청산하는 등 지원을 할 것으로 믿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부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 기업의 채권이 시장 전체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회사채가 현재 중국의 주식시장, 부동산 시장에 비해 안정적이고 수익률이 높은 투자대상이라는 사실도 채권투자 활성화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중국 일부 경제학자들은 "각급 지방정부의 재정도 이미 '적신호'가 감지된 상태"라고 지적하고 "중국 경기둔화로 세수마저 감소한 가운데 기업에 대한 지원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이같은 회사채 발행과 투자행위는 경영상에 문제가 있는 기업이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해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관련 당국 역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기업의 대규모 회사채발행 제한조치를 취하고는 있으나 자산부채비율 90% 이상 기업의 채권발행만을 금지하고 있어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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