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취업문턱 높아진다...“준비생들 벌써부터 한숨”

아주경제 김정우 기자=올 겨울 불어닥친 매서운 강추위처럼 취업전선에도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내년에도 우리 경제가 지금의 침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취업준비생들이 느끼는 채용시장의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1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를 보면 신규채용과 과련이 있는 입직자 수는 53만7000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22%(15만명) 감소했다. 이직자 수 또한 51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2.2%(14만8000명) 감소하는 등 전반적인 채용시장 움직임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장기화되고 있는 불황 탓에 기업들의 투자 및 수익이 떨어지면서 직원수를 늘리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환율 하락으로 인한 기업의 수출 환경 악화는 기업들의 채용을 보다 어렵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한 중견기업의 인사담당자는 “불황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올 하반기의 경우 작년 보다 인원을 줄여 채용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내리막길을 걷는 전체 근로자 수 또한 향후 채용시장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드는 요소다.

조사결과 지난달 근로자 수는 전년동월 대비 1.1% 증가한 16만4000명을 기록, 조사 이래 처음으로 20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근로자 수 증가율이 9월 1.9%, 10월 1.4%에 이어 3개월 연속 하향세인 만큼 당장 내달 1%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이처럼 채용시장의 냉랭한 분위기에 취업준비생들의 한숨 역시 날로 깊어만 가는 실정이다. 내년 상반기 취업이 더 어려월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500대 기업 가운데 채용 계획을 확정한 288개 사의 내년 대졸 공채 예정 인원은 3만252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이들 기업이 실제 채용한 3만2936명보다 1.3% 줄어든 수치다.

상황에 따라 채용 인원이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큰 데다, 채용을 확정하지 않은 나머지 기업들 또한 올해 대비 채용인원을 늘릴 가능성이 낮아 취업준비생들의 낙심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2년째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박성경 씨(30)는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선 올해가 취업의 마지막 기회라고 보는 인식이 팽배했다”며 “내년에도 일자리 구하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 같다”고 토로했다.

잿빛 전망에 아예 취업을 포기하는 청년들도 늘어가는 추세다. 일자리를 구하기를 포기한 채 고용시장 밖을 맴도는 20대 비율이 25년 만에 최고 수준을 넘어선 것.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으로 20대 연령층의 비경제활동인구 비율은 작년 같은 시기보다 0.7% 오른 38.4%로 나타났다. 총 238만3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4만6000명 늘었으며, 이는 IMF 당시인 1999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새로운 고부가가치산업을 만든다는 ‘창조경제론’과 정보통신·소프트웨어 분야를 집중 육성해 일자리를 만드는 ‘스마트 뉴딜정책’을 통해 얼어붙은 채용시장을 녹인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전략이 먹힐지는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경기가 불안한 현재 상황을 꼼꼼히 따져서 이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정책만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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