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률 늘고 수익률 떨어지는데…오피스빌딩 왜 자꾸 많아지지?

  • 여의도·상암·판교 등지서 대형 오피스 공급 봇물<br/>향후 2~3년 공급 늘 듯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서울 도심권 오피스빌딩 시장이 공실률(한 건물의 빈 사무실 비율) 증가 및 수익률 하락으로 신음하고 있다. 내년에는 대형 오피스빌딩이 추가로 속속 준공될 예정이어서 공급 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한층 더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피스 공급 경쟁은 도심권뿐 아니라 서울 전역과 수도권 등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여의도와 상암DMC권, 판교신도시 등 향후 2~3년까지 대형 오피스 빌딩의 공급이 줄을 서 있어서다.

부동산 분야 대표 투자 항목인 서울 오피스 시장의 하향세가 예측되면서 투자자들의 접근도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공급 과잉… 공실률↑·수익률↓

최근들어 오피스 빌딩 투자 수익률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서울과 6개 광역시, 경기 일부지역 오피스빌딩 1000동의 투자수익률(소득수익률+자본수익률)은 평균 0.21%로, 2분기 대비 1.52%포인트나 하락했다.

순영업소득인 소득수익률은 1.12%로 전분기보다 0.38%포인트 내렸다. 빌딩 자산가치 변동을 나타내는 자본수익률도 0.91% 하락해 같은 기간 1.24%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대해 국토부 부동산평가과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국내 경제성장률 하향 전망에 따른 소비·투지심리 위축으로 소득수익률과 자본수익률이 동시에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피스빌딩 내 공실도 증가 추세다. 빌딩컨설팅업체인 교보리얼코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1분기 4.56%에서 3분기 5.58%로 1.02%포인트 상승했다.

올 들어 신규 공급량이 줄고 신축 오피스 대형 임차계약이 이뤄진 도심권의 경우 공실률이 1.14%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여의도권은 공실률이 8.39%포인트나 뛰었다.

여의도는 올해 서욱국제금융센터(IFC) 건물 전체가 완공되면서 지역 전체 오피스빌딩의 공실률 상승에 일조했다.

국토부 조사에서도 3분기 오피스빌딩의 평균 공실률은 8.6%로 전분기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4분기(7.6%) 이후 1년간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제구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오피스 공실률은 2007년에만 해도 3~4%대였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6~7%대로 2배 이상 높아졌다”며 “당분간 서울 오피스 초과 공급이 예상되는 만큼 보수적인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년도 공급 잇따라… 수익률 악화 우려

전문가들은 내년 오피스빌딩 시장이 하향 국면을 나타낼 것으로 예측했다. 대형 오피스빌딩 준공에 따른 수익률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이 공제회·은행·보험 등 기관투자자와 AMC·PM사 등 오피스 시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56명 중 75%가 내년 오피스 임대시장이 하향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교보리얼코의 ‘서울시 공급 예정 주요 오피스 현황 조사’자료를 보면, 내년 서울 지역 신규 공급 예정 오피스빌딩은 21곳, 연면적 112만5000㎡에 달한다. 이는 올해 11월까지 서울 지역에 신규 공급된 오피스 빌딩의 연면적(108만5000㎡)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주요 공급 예정 오피스 빌딩으로는 용산구 동자동 아스테리움서울(총 연면적 18만9438㎡), 송파구 신천동 향군 잠실타워A동(9만9518㎡), 마포구 상암동 MBC글로벌미디어센터(14만8737㎡)·서울시IT컴플렉스(8만1969㎡),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경련회관(16만8682㎡) 등이 있다.

여기에 내년 이후부터 용산역세권개발과 제2롯데월드 등 기타 권역과 인천경제자유구역, 판교신도시 등 인근 수도권에서도 대형 오피스 공급이 잇따를 전망이다.

김소진 교보리얼코 연구원은 “서울 지역 신규 공급과 강남권 소재 기업의 판교신도시 이전 등으로 내년 서울 오피스 빌딩 평균 공실률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오피스 빌딩 공급 과잉은 자산가치 하락은 물론 심각한 빈 사무실 대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오피스 투자시 입지 여건 분석과 임차인 확보 여부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궁걷기대회_기사뷰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