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눈 내린 '월스트리트 트리니티 교회'앞은 여전히 노란성조기가 나부끼고 하얀 눈길을 걷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마치 현재 모습같은 이 그림은 가이 칼턴 위긴스가 1938년에 그린 그림이다. 눈 내리는 뉴욕의 거리 모습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은 위긴스의 대표적인 주제였다. 연한 브라운 색조아 흰색, 추운 겨울 눈 오는 뉴욕 거리는 그가 오랜동안 지켜온 인상주의 화풍이다. 그림을 보고 있으면 트리니티교회 앞 어느 건물안에서 바깥 풍경을 내다보며 그림을 그리고 있을 그의 모습도 상상된다.
딱 봐도 '미국 스타일'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는 '미국 인상주의 특별전'은 '미국 스타일' 그림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프랑스 인상주의가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변화된 '미국 풍경화' 130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
유럽의 인상주의 작품들과는 달리 미국 인상주의의 작품에서는 광활한 미국의 풍경이 드러날 뿐만 아니라 성조기와 인디언의 모습등 미국적 특색이 고스란히 보인다. 작품들은 대부분 낙관주의 애국주의 몽상적인 노스탤지어의 느낌을 반영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유입한후 '미국 인상주의'로 발전
부제로 달린 '빛과 색의 아름다움을 넘어'는 이 전시의 포인트다.
눈에 의해 포착된 인상을 중요시한 프랑스 인상주의자들과는 달리 미국 인상주의자들은 프랑스 아카데미에서 성실히 배운 정확한 해부학 같은 아카데미 원칙을 계속 따랐다. 덕분에 그들의 작품은 프랑스 인상주의자들의 작품보다 더 확고한 구성적 구조와 사실주의의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인상주의는 1870년대 미국에 소개됐다. 1865년 남북전쟁이 끝난후 많은 미국 작가들은 유럽, 특히 프랑스를 여행하고 유학하며 인상주의의 새롭고 재유로운 스타일을 흡수했다.
◆새로운 땅 조국에 대한 애정과 미국적인 모습들
아름다운 풍경의 산, 마을 도시 그리고 뉴 잉글랜드 해안선을 따라 위치한 장소등 미국적인 주제들이 드러난다. 빠르게 변화하는 국가의 고달픈 현실과 대비되는 목가적인 배경으로 역사적 지속성과 영속성에 대한 갈망을 담아냈다.
이번 전시에는 미국 인상주의를 연대기적인 발전과 지역적 발전 두가지 부분을 나눠 소개했다.
미국 인상주의는 고전주의적인 모습을 보인 허드슨 강파를 비록하여 색조와 빛을 중시한 '토날리스트'를 구분, 예술 공동체 및 지역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특히 1880년대부터 인상주의는 다양한 지역을 중심으로 미국의 토양에 꽃을 피웠다. 코네티컷, 메사추세츠, 뉴욕 펜시베이니아 등에 예술공동체가 집중되어 있었고, 작가들은 각자의 개성대서 인상주의를 발전시켜나갔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주요 활동무대와 출품작의 내용을 중심으로 미국 인상주의의 발전 역사 전체를 살펴볼수 있다.
'금빛의 화려한 액자'도 볼거리다. 눈 오는 도시와 따뜻한 봄의 아름다움이 서정적으로 다가오는 그림들이 부강한 미국과 오버랩되는 아우라까지 느껴진다. 대부분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소장품으로 액자는 모두 당시 소장 그대로라는게 주최측의 설명이다.
이 전시를 기획한 (주)CDG 강남욱 대표는 "한미수교 130주년을 기념하여 마련한 이번 전시는 미국 작가들이 성공적으로 프랑스 인상주의를 자신의 예술 스타일로 어떻게 변모시켰는가를 보여주는 한편, 우리에게 익숙한 유럽 인상주의와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는 미국 인상주의 작품을 통해 세계 미술시장에서 가장 성공적인 미국 현대미술의 저력을 확인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이자 영화감독인 구혜선의 목소리로 전시설명(오디오 가이드)을 들을수 있다. 또 매주 목요일 오후 4시 전시장에서 소프라노 최주희가 직접 작품 설명을 해준다. 전시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3월 29일까지.(02)501-6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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