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특별한 ‘세종스타일’을 고집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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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1-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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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군득 기자=“사람들은 예산, 인력, 시간이 부족할 때 오히려 가장 창의적이다. 시간과 공간 제약을 극복하는 업무방식, 곧 세종스타일을 빨리 찾아야 한다.”

지난해 12월 20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종청사 입주식과 더불어 모든 직원들에게 한 통의 이같은 이메일을 보냈다. 과천시대를 접고 본격적인 세종시대를 여는 과정에서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한 직원 독려 차원의 내용이었다.

박 장관이 언급한 ‘세종스타일’이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좋게 말하면 공무원의 적응력이 무서울 정도로 좋다는 것이다. 척박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업무누수를 최소화 하려는 직원들의 자세는 박수를 받을 만 하다.

하지만 좀 더 깊숙이 내부를 들여다보면 ‘세종스타일’이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을 부추기고 있다. 약 2주간 세종청사 공무원들 생활을 들여다보면 헛웃음이 절로 나온다.

현재 세종청사에 내려온 7개 부처 직원 가운데 세종시로 이주한 직원은 전체 30%에도 못 미친다. 나머지 70%는 여전히 서울·경기 지역에서 통근버스로 출퇴근을 강행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야간업무는 찾아 볼 수 없고, 저녁 회식이나 술자리도 사라진지 오래다.

이렇다보니 각 부서 내 남은 잔여 업무는 세종시에 입주한 동료 직원의 몫이 됐다. 정작 마음 다잡고 가족과 함께 세종시에 정착한 직원들이 피해를 보는 상식 밖의 행태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어느 기업이나 조직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특별한 ‘세종스타일’이라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세종청사 이전은 갑작스레 결정된 사항이 아니다. 소위 지식인으로 분류되는 공무원들 역시 이 부분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박 장관이 언급한 ‘세종스타일’은 일하는 방식을 바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새롭게 시작하자는 취지였다.

지역의 불편한 여건을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 방식을 고집한다면 공무원은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펼 수 없다. 세종청사 직원들이 만들어가는 ‘세종스타일’이 언제까지 파행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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