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정절벽 타결… 채권시장엔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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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1-03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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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미국 재정절벽 협상의 극적 타결이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오히려 위험 요소로 떠오를 전망이다. 주식시장의 1월 효과까지 겹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될 우려에서다.

전문가들은 지난 1일 합의된 정부 예산안에서 추가 국채 발행이 무산돼 수급 악재는 일단락됐다는 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다만 재정절벽 협의 결과로 채권 금리의 중장기적 상승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KDB대우증권 윤여삼 연구원은 “아직 재정지출 삭감 관련 연장안 합의, 부채한도 증액 등 해결 과제가 많이 남았지만 시장 불확실성의 중심인 재정절벽 합의를 예상보다 빠르게 이끌어냈다는 게 중요하다”며 “채권을 매수하기보다 금리 하락 시 차익실현 및 위험 관리 기회로 활용해야한다”고 지적했다.

NH농협증권 신동수 연구원도 “재정절벽 완화로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강화되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돼 채권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금리 상승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강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채권시장은 약세를 띠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서울채권시장에서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1%포인트 오른 2.98%에 마감했다. 10년물과 20년물도 각각 0.03%포인트, 0.02%포인트 오른 3.19%, 3.30%에 거래를 마쳐 장기물의 약세가 더 돋보였다.

국채선물의 경우 3년 만기 국채선물 3월물이 줄곧 하락하다가 전 거래일보다 0.01%포인트 오른 105.96으로 마무리했다. 외국인이 6268계약을 순매도했으나 증권을 비롯한 기관이 6400계약 이상 순매수하며 지수 하락을 제한했다.

유진투자증권 이지현 연구원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해지고 있는 것”이라며 “국채 선물 가격은 지난 2거래일 동안 재정절벽 협상 불발 가능성을 감안해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에 높은 변동성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재정절벽 합의점 도출은 국내 채권 가격 거품론에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당초 국내 채권시장은 지난해 12월 템플턴 등 만기가 도래한 채권들의 무난한 롤오버와 기준 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에 강세가 점쳐졌다.

그러나 지난달, 1년물을 제외한 각 만기의 채권이 최근 3개월 중 최고 수준의 금리를 기록했으며 장·단기 금리차도 6개월 내 최대치에 달했다. 대외 불확실성 완화와 경기 회복 신호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동수 연구원은 “채권 금리 상승과 장·단기 금리차 확대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가시적인 경제 회복이 필요하다”며 “국내 수출을 비롯해 미국·중국의 경제지표도 개선되고 있어 금리 정상화에 따른 채권가격 거품이 빠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뚜렷한 호재 없이 증시가 상승하는 1월 효과도 채권의 상대적인 인기 하락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외국인 매수세에 따른 유동성 장세가 예상돼 위험 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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