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2012년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신용카드 발급 규제 강화, 불법모집인 신고포상제 도입 등으로 카드업계가 쉴 새 없이 두들겨 맞은 한 해였다.
이런 정책 시행으로 올해는 카드사에 본격적인 통증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 수익이었던 신용판매, 수수료 수입 감소가 불가피해지면서, 카드사들의 먹거리 싸움은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 수수료율 개편 봉합…정립이 문제
지난해 12월 22일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골자로 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카드사들은 연간 1조원 가량의 수익감소가 불가피해졌다.
문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카드사와 가맹점과의 씨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동통신사·항공사 등 일부 대형가맹점이 여전히 수수료율 인상에 합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정안에 따라 전체 가맹점의 80%가량을 차지하는 연매출 2억원 미만의 영세가맹점들이 최저 수수료율 1.5%를 적용받게 됐다. 반대로 연매출 2억원 이상의 중소가맹점과 1000억원 이상의 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은 기존보다 인상됐다.
개정된 여전법 시행일인 작년 12월 22일을 기점으로 수수료율 적용이 강행되면서 갈등이 일단락되는 듯 싶었지만, 여전히 가맹점과 카드사 간의 추가 협상 요소가 남아있어 업계는 아직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여전법 개정안에 따르면 가맹점은 카드사의 수수료율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수수료율 조정 합의에 실패할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올해 초 대형가맹점 수수료율 점검에 나설 예정이어서, 카드사 입장에서는 이들에게만 특혜를 줄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함정식 여신금융협회 조사연구센터장은 “카드사 입장에서도 수익 감소를 감내하고 수수료율 조정을 했기 때문에 대형가맹점도 협조를 잘 해주길 바라고 있다”며 “1차적인 문제는 마무리됐지만 앞으로 이 체계를 어떻게 정립시키느냐가 카드업계의 현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우리카드 분사 임박…경쟁 가중
수익 악화로 인해 카드사들의 먹거리 싸움은 지난해보다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문제는 국내 카드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신 수익 창출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게다가 우리금융지주의 카드 분사도 변수로 남아있다. 우리금융은 이달 중순까지 분사에 대한 예비인가를 받고, 이르면 3월초 영업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포화된 국내 카드시장에 우리카드가 경쟁사로 등장할 경우 기존 카드사들의 부담은 더욱 커진다.
특히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을 기반으로 한 체크카드 고객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현재 체크카드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KB국민카드로서는 굉장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분사에 성공할 경우 초반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며 “카드사들의 영업 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또다른 경쟁사의 등장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새수익원 창출 불가피…내실경영 절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까지 발급된 신용카드 수는 1억2000여만장, 체크카드는 1억20여만장이다. 경제활동인구가 2580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국민 1명은 이미 평균 4장의 카드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신용카드 발급 규제가 강화돼, 신용등급 6등급 미만은 카드를 발급 받을 수 없다. 카드 발급 수 증가에 기여했던 카드모집인들에 대한 감독도 강화됐다.
소비자 동의 없이 카드 발급이나 자금 융통(카드론·현금서비스 이용)을 부추기는 것도 금지된다. 이같은 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카드사는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더 이상 기존 신용판매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신 수익원 창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체크카드 수요가 늘고 있지만, 이 마저도 은행계 카드사에만 한정되고 실질적인 수익 창출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평가다.
이에 업계에서는 모바일 카드 사업, 부대사업 증대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BC카드와 하나SK카드는 이미 지난해 모바일 카드 사업에 주력해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만큼 내실경영도 과제다. 연체율 상승 등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올해에는 카드업계에 리스크 문제와 영업 문제가 상존하고 있다”며 “온라인, 모바일 카드 사업 등 틈새시장을 노려 수익원을 창출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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