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한국과 대만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크게 개선됐다는 점을 들어 아시아 제조업 회복세가 완연하다고 보도했다. HSBC에 따르면 12월 한국 PMI는 50.1로 지난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1월(48.2), 10월(47.4)과 달리 50을 넘은 것이다. 대만도 지난 11월(47.4)에서 12월엔 50.6으로 확장됐다. 인도의 12월 PMI도 역시 54.7로 전달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PMI는 50을 기준으로 이상은 확장을, 이하는 위축을 나타낸다.
미국 제조업도 개선됐다. 시장조사기관인 마르킷에 따르면 12월 미국 PMI는 54.0을 기록했다. 전달보다 1.2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지난 5월 이후 최고치다. 마르킷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 경제국의 제조업 성장이 회복세며 올해 초 미국의 수출 수요도 더 견고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웰스파코는 새해 경제 흐름이 바람직하게 돌아가고 있으며 이같은 추세라면 제조업 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견고한 회복을 보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로존의 경기상황은 다르다. 마르킷에 따르면 12월 유로존의 PMI는 46.3으로 전달 46.2보다 더 위축됐다. 크리스 윌리암슨 마르킷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제조업 부문은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역내 경기침체가 더욱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리스의 경우 9개월 연속 제조업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12월 PMI는 전달 41.8에서 41.4로 떨어졌다. 유럽 강국인 독일의 12월 PMI도 46.0으로 하락했다. 조나단 로이네스 캐피탈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심지어 독일 산업 마저 주변 지역의 경기침체로 인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아시아 경제도 마냥 낙관적으로 보면 안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WSJ는 유로존 재정위기 등 여전히 남아있는 불확실성은 아시아 수출 회복세에 발목을 잡는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월 한국의 수출이 연율 5.5% 감소한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WSJ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PMI가 하락한 점을 강조해 아시아 경제의 불균형화를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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