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반복되는 ‘쪽지예산’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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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1-0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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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산 심사 과정 투명성 확보 시급…“깡패두목이나 마찬가지”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새해 예산안을 둘러싼 '쪽지 예산' 논란이 불거지면서 예산심사 과정의 개선이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국회 예산결산위원들에게 특정 사업과 관련된 '청탁'을 쪽지에 써서 전달하는 관행에서 비롯된 '쪽지 예산'은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4500여건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실제 중요한 증·감액 심사는 소위가 아닌 여야 교섭단체 예결위 간사 간의 '밀실 협의'로 이뤄지고 있다는 데 있다.

특히 '상임위의 꽃'으로 불리는 예결위 계수조정소위는 워낙 경쟁이 치열한 탓에 구성에서부터 국회의원의 지역구별로 안배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이번에도 진통 끝에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12월 2일)을 열흘 남긴 11월 23일에야 새누리당 8명, 민주통합당 7명으로 소위가 구성됐다.

쪽지가 쇄도하자 급기야 계수조정소위 소속 일부 의원과 정부 관계자들은 여의도의 한 호텔 방으로 장소를 옮긴 뒤 일주일가량 비공개 심사를 하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전문가들은 계수조정소위의 비공개 관행을 타파하고 예산심사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회 예결위 한 관계자는 3일 "상임위가 실질적인 권한이 없는 우리나라 국회의 구조상 쪽지 예산 민원이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 "예산 과정의 언론 공개 등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지원 변호사는 이날 오전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맡겨놓은 것"이라며 "만약에 자기 지역구만 챙긴다고 한다면 이건 부정청탁"이라고 지적했다.

18대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강 변호사는 "이런 식으로 자기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해서 자기 예산 먼저 챙긴다면 이건 깡패 두목이나 마찬가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현행 예산안은 국회가 '증액'하려면 '정부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하기 때문에 증액은 사실상 여야간의 '정치적 합의'로 이뤄진다. 결정 권한이 없는 상임위가 예산을 한껏 부풀려놓으면 최종 결정기구인 예결위가 자의적으로 '짜깁기'하는 구태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쪽지 예산의 가장 큰 수혜자로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이한구 원내대표가 꼽힌다.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립예산 615억원과 송도 희소금속산업 육성 인프라 지원금 20억원과 대구 수성의료지구 교통망 관련 예산 등 272억원 증액은 두 사람의 지역구과 관련된 예산이다.

한편 새누리당은 비난이 커지자 속기록 작성 의무화 등 증액 심사과정을 투명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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