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1일 올해의 첫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동결을 주장하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어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4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2.74%로 현재 기준금리보다 낮아졌다. 5년물은 2.89%, 10년물은 3.13%, 30년물은 3.33%로 나타나 장기채의 금리 하락 속도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곧 경기부양을 위해 한은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통위는 지난해 7월과 10월 두 차례 0.25%포인트씩 금리를 낮춘 바 있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2.75%다.
지난해 12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최근의 원화절상 추이가 앞으로 과도한 수준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면서 "내년 중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되고, 미국 등 주요국 경제의 회복세가 어느 정도 탄력을 받을 경우 글로벌 부동자금의 유입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도 "외환시장에서는 경상수지 확대 및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입 증가 등으로 상당한 원화절상 추세가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 그 추이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원화 환율에 대한 정책당국의 노력을 언급한 대목으로, 이는 곧 1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뒷받침한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특히 인하 쪽에 무게를 두는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환율을 우선 요인으로 꼽는다.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해 12월 27일 1072.16원에서 3일 만에 1063원까지 떨어졌다. 미국의 재정절벽 이슈가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고, 선진국의 양적완화로 인한 유동성 유입에 따라 원화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최근 물가 부담이 낮아진 가운데 경기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금리 인하의 여건이 마련된 상태"라며 "대외적으로 선진국의 양적완화로 인해 신흥국 가운데 펀더멘털이 양호하다고 평가받는 우리나라에 글로벌 자금이 많이 유입될 것으로 보여 대외금리차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인하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위원 역시 원화 강세 쏠림을 언급하며 "원화절상에 따른 수출회복 지연, 급격한 자금 유출입 등을 방어하기 위한 금통위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1월 인하를 전망했다.
이밖에도 심각한 가계부채 수준 등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를 내려 이자상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점도 인하 요인으로 제시됐다.
하지만 동결을 주장하는 쪽의 의견도 팽팽하다.
삼성증권의 박동진 연구위원은 "현재의 기준금리는 지난 2011년보다 낮은 수준이며, 아직 금융위기 저점인 1050원을 하회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인하를 단정짓기에는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에 따르면 환율이 1060원 수준에서 거래됐던 지난 2011년 7월이나, 저점(1048원)을 경신했던 8월에도 기준금리는 3.25%로 동결을 유지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신 정부의 새로운 경제정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통화정책기조를 바꾸기에는 이르다고 판단된다"면서 동결을 예상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HSBC 등은 완만한 물가상승세와 현재의 경기회복세를 이유로 1월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BNP파리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에 따른 원화 강세를 언급하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바클레이즈 역시 "최근 수출회복세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3월 이전에 한 차례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