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금가격은 하락세를 타고 있다. 국제 금가격은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이 온스당 1.3% 하락한 1653.20달러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금가격은 7% 올랐다. 지난 8월에는 온스당 1920달러까지 찍었다. 12년 연속 상승했으나 이번 상승률은 2008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금융업계는 일제히 금가격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크레딧스위스는 3일(현지시간) 올해 금가격을 기존 온스당 1840달러에서 5.4% 하락한 1740달러로 수정했다. 2014년 금가격도 온스당 1750달러에서 1720달러로 내렸다. HSBC는 올해 금가격을 온스당 1850달러에서 1760달러로 하향조정했다. 골드먼삭스도 앞으로 6개월 동안 금가격을 7% 낮춘 온스당 1805달러로 전망했다. 올해 말까지 금가격은 7.2% 하락한 온스당 1800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골드먼삭스의 한 애널리스트는 "금 랠리가 끝났다고 보진 않지만 활기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장기간 낮은 변동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만 해도 금가격이 온스당 19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었다. 중앙은행들이 채권 매입 등으로 돈을 풀면서 물가가 상승해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인 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연준이 두 차례 양적완화를 통해 2조30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사들인 2008년 12월부터 2011년 6월까지 금가격은 무려 70%나 뛰었다. 3차 양적완화를 실시하면서 투자자들은 금가격의 상승을 점쳤었다.
그럼에도 금가격이 하락하고 전문가들이 전망치를 낮춘 이유는 미국의 경기회복 때문이다. 미국 경제가 개선되면서 미 연준의 양적완화가 중단되고 기준금리가 점진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미국 연준은 3차 양적완화(QE3)를 중단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연준이 공개한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보면 연준 의원들은 올해 말까지 채권 매입 프로그램 등 3차 양적완화 조치를 취할에 대해 논의했다.
일각에서는 금가격의 상승세를 점치고 있다. BNP파리바는 올해 금가격을 온스당 186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리스크가 줄어든 데다, 주요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책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 핌코 창업자도 금 시세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적완화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높아지면서 금 상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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