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오는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2013년 경제 전망'을 두고 전문가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2%에서 소폭 낮출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다만 경제심리에 주는 영향을 고려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2%대까지는 하향조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7일 한은에 따르면, 11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발표한 후 '2013년 경제 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이날 발표할 경제 수정전망은 기존치보다 0.1~0.2%포인트 내려잡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2%대까지 낮출 것이라고 보지는 않았다. 민간경제연구소의 한 연구위원은 "(우리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는 기관이기 때문에 한은의 예상 전망치를 언급할 수는 없다"면서도 "경제 주체들의 투자심리를 고려해 현실적이면서도 회복세를 이어갈 수 있는 수치를 제시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전반적으로 경기 반등이 크지 않은 데다 경기지표의 실적이 좋지 않아 하향요인이 좀 더 우세하지 않겠느냐"며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나아진다고 해도 이는 기저효과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중수 총재는 정부의 경기 낙관론에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김 총재는 지난해 9월 기획재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이 4%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 것과 관련, "미래를 밝게 보는 것은 필요하지만 예상치를 잘못 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둘 사이에서 조화를 이뤄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재정부는 지난달 2013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1%포인트 내린 3%로 내려잡았다.
한은이 지난 2일 공개한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도 성장률 하향조정을 예상할 수 있는 지표다. 금통위원들은 12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최근 이어지고 있는 경기침체가 우리나라 경제 잠재성장률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한 금통위원은 "국내 경제는 최근 GDP 통계와 실물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며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수출은 불확실한 대외여건에도 불구하고 증가하고 있지만, 소비나 투자를 포함한 내수는 애초 예상과 달리 회복세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성장률이 지난 10월 전망치를 다소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도 "GDP 성장률이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며 "저성장을 지속하면서 성장잠재력이 훼손될 우려가 있으니 적절한 시기에 이런 이력효과가 고착화하지 않도록 대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문했다.
이런 분위기가 반영되면서 여타의 경제연구기관들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내려잡았다.
당초 3%대를 예상했던 삼성증권은 2.6%로 하향조정했고, 한국경제연구원은 2.9%, 금융연구원은 2.8% 성장을 예상했다. 3.5%로 전망했던 현대경제연구원도 지난해 말 3.0%로 수정치를 제시했다.
한편, 대다수의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지난해 성장률은 2.2%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날 국제금융센터가 내놓은 '아시아 주요국 경제지표 전망' 자료에 따르면 10여개 글로벌 IB들이 제시한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실질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평균 3.0%였다.
모건스탠리가 3.7%로 가장 높게 전망했고, 시티그룹과 골드먼삭스는 3.4%로 제시했다. 바클레이시스(3.3%)와 JP모건(3.1%)도 3%대 이상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놨다.
다만 2%대 성장률을 점친 곳도 적지 않았다. BNP파리바그룹과 UBS는 2.9%로 전망했고, BOA메릴린치가 제시한 전망치는 2.8%였다. 노무라와 도이체방크는 2.5%로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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