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
또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는 삼성과의 타협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고 일축해 당분간 양사 간의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사장은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OLED TV는 내년 60~70만대 정도 팔릴 것으로 예상되며 오는 2015년에는 300만대 규모로 성장해 전체 TV 시장의 1% 가량을 점유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OLED TV를 세계 최초로 출시한 것은 시장 상황과 수익성을 감안해 결정한 것”이라며 “다음달 중 OLED 패널 생산라인에 대한 추가 투자 계획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OLED TV 시장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상반기에는 다소 더디겠지만 하반기에는 수요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LG디스플레이는 경쟁사와 달리 WRGB 방식의 OLED 생산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이 방식은 기존 RGB 방식에 비해 폭넓은 시야각과 빠른 응답 속도로 잔상 없는 화면을 제공한다.
OLED TV의 가격(국내 출시가격 1100만원)이 비싸지 않으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는 시장 초기 상황이고 프리미엄 제품이라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지만 2~3년 안에는 경쟁력 있는 가격 수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화면이 휘는 플렉서블 OLED 개발 현황을 묻는 질문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해 (경쟁사에 비해) 늦은 것이 사실이지만 올해 하반기 출시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OLED와 함께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UHD 시장 전망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해 84형(인치) UHD TV를 내놓을 때 시장의 호응이 클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지만 의외로 출시 후 반응이 좋아 84형은 물론 65형과 55형 출시를 앞당기게 됐다”며 “아직 콘텐츠는 충분치 않지만 향후 OLED와 비슷한 수준으로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사장은 올해 UHD 수요를 50만대 가량으로 전망한 뒤 “시간이 지나면 OLED보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는 삼성에 대해서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삼성과의 대타협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 사장은 “선의의 경쟁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자는 방향에는 이의가 없다”면서도 “현 시점에서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두 업체 간의 특허소송이 플렉서블 OLED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LG디스플레이가 플렉서블 OLED의 경우에는 WRGB 방식 대신 삼성디스플레이가 동일한 RGB 방식을 채택키로 했기 때문이다.
두 업체가 동일한 방식으로 플렉서블 OLED를 생산할 경우 특허 문제가 발생하지 않겠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날 간담회에 동석한 여상덕 LG디스플레이 부사장은 “우리도 관련 특허가 있다”고 맞받았다.
관련 특허를 두 업체가 교차해 보유하고 있는 만큼 삼성이 일방적으로 특허소송을 제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한 사장은 “디스플레이 업계가 격변의 시기를 맞아 다양한 형태로 생존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는 OLED 등 차별화된 제품을 앞세워 진폭이 크지 않은 영업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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