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공교육비·사교육비를 지출하는 학부모는 유아부터 대학생 학부모에 이르기까지 2000만명이 넘는다.
이번 대선을 거치면서 영유아 무상보육·교육, 고교 무상교육, 대학생 반값등록금 공약으로 향후 학부모가 지출하는 공교육비는 크게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제 문제는 사교육비다.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대입제도 개선이다. 대통령 당선인은 학생들이 학생부든 논술이든 수능이든 하나만 잘해도 대학에 갈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려주는 교육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자신의 꿈과 진로에 따라 전공영역을 선택하면 그에 맞는 내신과목·논술계열·수능과목 위주로 학습하고 전형에 반영하는 진로맞춤형 대입제도가 정착돼야 한다. 논술을 교과서 내에서 출제하도록 하기 위해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학자들과 고교 교사들이 출제하는 국가논술이나 공동논술 방식을 도입하고 채점도 고교 교사들이 담당하는 것이 좋다.
입학사정관제는 사회적 배려자를 대상으로 하는 특별전형에 부분적으로 적용하되, 공정성ㆍ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전형기준, 지표, 전형 결과 모두를 공개해 의혹이 없게 만들어야 한다.
둘째는 특목고, 자율형사립고, 자율형공립고, 기숙형고, 일반고 등으로 서열화된 고교 체제와 고입 전형을 개선해야 한다. 특목고는 설립목적에 맞게 운영되도록 확실히 관리감독하고, 자사고ㆍ자공고의 특성화교육은 살리되 서열과 입시경쟁은 줄여줘야 한다.
고교 무상교육 시행과 함께 자사고에도 일부 학생교육비를 지원해서 공립학교와 같거나 비슷한 등록금만 내고도 다닐 수 있도록 하면 귀족학교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다.
셋째, '공교육정상화촉진법'은 학교의 자율성·책무성·교육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정되는 것이 좋다. '공교육정상화'는 '모두에게, 모든 교과목을, 획일적으로 교육'하는 데 있지 않다. 교육과 학습이 학교 특성, 학생의 꿈과 끼, 적성ㆍ진로에 알맞게 이뤄지고, 학교와 교사는 최선을 다해 교육하며, 학생들은 참된 학업 성취와 성장을 경험하며 행복을 느끼는 것이 진정한 '공교육정상화'다.
교육과정 밖의 문제 출제 제한도 필요하지만, '보편적인 교양교육'을 바탕으로 '모두를 위한 맞춤형 수월성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선 교원과 교육지원인력이 확충돼야 한다. 학생ㆍ학부모 지원을 위해 종합진단, 교육, 학습 진로·진학 컨설팅을 지원하는 'EBS 차세대교육서비스'가 마련되면 좋겠다.
넷째, 교과지식 중심 교육이 아니라 핵심역량 중심의 교육과정과 교과서가 마련돼 수업과 평가를 함께 개선해야 한다. '공교육정상화' 촉진을 위해선 핵심역량 중심의 교육과정과 교과서 개혁, 핵심역량을 키우는 교수(수업)·학습 혁신, 다양한 진로교육 지원, 예체능교육 확대, 학습부진아에 대한 맞춤형 교육 지원, 학생의 참된 학업성취와 성장을 위한 국가와 교육기관의 책무, 교사의 학생지도력 회복방안 등이 종합적으로 포함될 필요가 있다.
다섯째, 효과적인 돌봄교육을 위해 학습자 중심의 맞춤형 방과후학교에 대한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 예체능 특기교육부터 시작해서 질 높은 방과후 교육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무상으로 제공하고, 대학생 멘토 프로그램도 확대해야 한다. 학교 방과후학교와 EBS의 효과적인 연계 협력 프로그램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방과후학교 관리체제의 현실적인 개선도 주요 과제다.
여섯째, 사교육비 줄이기는 근본적으로 학벌이나 대학 서열을 깨기 위한 노력을 요구한다. 학벌 타파를 위해 당선인이 공약한 대로 대학생ㆍ성인 직무능력평가제를 도입해서 출신대학이 아니라 노력하고 능력이 뛰어난 학생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취업에도 유리하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지역의 거점 대학을 키우고, 지방대학의 경쟁력 있는 학부·학과·전공 등을 특성화시켜 대학의 서열화를 완화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모든 교육콘텐츠를 국민에게 무상으로 개방하여 사이버 공간에서나마 무상고등교육을 추진하면 대학 서열은 점차 완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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