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컬럼> 박근혜 대통령의 첫 해외 방문국은 중국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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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1-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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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옌다(燕達)그룹 조평규 부회장

중국인들은 한국을 남존여비사상이 강한 나라로 인식하고 있었다. 최근 한국에서 여성 대통령이 나오자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분위기다. 한국의 TV 드라마에 나오는 한국여성은 사회 참여도가 많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번 대선을 통해서 여성대통령을 뽑을 정도의 남녀차별을 두지 않는 민주화된 나라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중국인들에게 각인 시켰다.

중국인들은 박근혜 당선인이 중국어를 구사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친밀감을 표시한다. 또한, 그가 20대에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과 고통을 겪을 당시 중국 유명한 철학자 펑요우란(冯友兰)이 쓴 중국철학사를 읽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지혜를 배웠고, 삼국지를 애독하였다는 보도에 중국에 대한 깊은 지식과 훌륭한 인품을 가진 분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박 당선인이 중국어를 배우느라 고생했겠지만, 당선과 동시 중국에서 이미 엄청난 외교적인 수확을 거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중국어를 구사하는 대통령은 박근혜 당선자 이외에는 없다. 그 나라의 언어를 배웠다는 것은 그 나라를 존중한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말하는데도 손색이 없다.

중국인들은 박정희 대통령이 비록 정변을 통해 집권했지만 국가와 민족을 위한 강한 애국심으로 한국경제의 기틀을 만들고 다진 것에 더 높은 평가를 한다. 1950년 한국전쟁 후 무질서한 사회를 바로잡아 선진국의 뿌리를 만들었다는데 존경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1978년 중국의 개혁개방 초창기에 덩샤오핑(邓小平) 국가부주석이 중국의 경제개발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할 때 ‘마산수출자유지역’과 ‘5개년경제발계획’ 등 한국의 개발모델을 참고하였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비밀이다. 그리고 한국의 ‘새마을운동’은 중국 농촌정책의 많은 참고가 되었다. 꽌시(關係)를 중시하는 중국인들은 박근혜를 박정희 대통령의 또 다른 모습으로 간주하고 있다. 박 당선인은 한국의 훌륭한 정치적 자원이다.

한국의 경제와 안보는 중국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것이 현실이다. 이명박 정부는 중국보다 미국이나 일본과 친하게 지냈다. 그러나 실제로 한중 교역액은 미국과 일본을 합친 액수보다 더 많다. 중국에 투자한 기업의 숫자를 놓고 보면 세계 어느 국가보다 한국 기업이 가장 많다. 한국이 IMF와 세계금융위기를 극복 할 수 있었던 것도 중국이 우리 가까이에 있었고, 우리가 잘 활용하였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우리나라의 무역흑자 대부분은 중국과의 거래에서 온 것이다. 실리와 명분 어떤 것을 따지더라도, 당연히 박근혜 대통령의 첫 번째 외교적 방문국가는 중국이어야 한다.

중국의 당정 고위층 인사를 만나보면 우리의 정부고위층이나 정치권에서 바라는 것보다 훨씬 더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명박 정부의 친미정책은 중국에게 엄청난 불만을 야기했다. 이명박 정부 내내 매끄럽지 못했던 대북관계도 중국의 협력을 이끌어 내지 못한 측면이 강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친한 인사가 중국이나 북한 관련 일을 하려다 상당한 어려움에 봉착했던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중국은 북한과 전통적으로 우호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으나 실리를 중시하는 중국에겐 계륵 같은 존재다. 다만, 중국은 북한을 국제 정치적으로 서방국가를 견제하는 대응수단으로 활용했을 뿐이다.

박근혜 당선자가 중국을 미국이나 일본에 앞서 첫 방문지로 선택하는 일은 우리의 운명에 첫 단추가 정확히 끼워지는 일이다. 중국은 북한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나라다. 박 대통령의 중국방문은 당연히 대북관계의 개선에 획기적인 변화를 희망한다는 또 다른 신호다. 그리고 새로 탄생하는 중국의 시진핑(習近平)정부의 체면을 최대한 세워주는 일이다. 체면을 중시하는 정도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중국이 몇배 더 강하다.

중국은 한국이 지난해 세계에서 일곱째로 ‘2050 (2만 달러소득, 인구 5000만명)’ 클럽에 가입한 사실을 경이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중국에서 보면 한국은 하나의 성(省)에도 미치지 못하는 면적과 인구를 가진 나라다. 그런데도 한국전쟁 폐허 위에서 60년 만에 세계무역 10위권에 진입한 것을 중국은 놀랄만한 성과로 평가한다. 중국 정부는 경제 발전의 토대위에서 불거져 나오기 시작하는 국민들의 다양한 욕구를 해결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당연히 한국이 달성한 민주화와 경제발전 그리고 문화 강국을 이루어낸 성과는 벤쳐마킹대상이다. 중국 정부는 한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넘어서는 깊은 유대를 희망하고 있다. 우리는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 첫 단추는 박근혜 당선인이 외교의 첫 방문지로 중국을 선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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