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의 부실자산 처리 사례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응한 미국, 유럽 등 해외 부실자산 처리 사례를 살펴보면 대규모의 부실자산을 정부 주도로 신속하게 처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 유럽 등 금융선진국은 민간의 부실자산 운용 노하우 보유 및 투자기반 발달로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시장 자체적으로 부실자산 처리가 가능하다"면서 "그러나 단기간에 대규모의 부실자산이 발생할 경우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하며, 특히 자본시장 미발달국의 경우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서브프라임 사태 해결을 위해 재무부를 통해 민관합동 부실자산 매입프로그램(PPIP)을 시행했고, 영국은 금융투자공사(UKFI)를 설립하여 부실금융회사의 관리주체와 부실자산처리기구를 일원화해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가격이 50%까지 급락하는 등 심각한 경기침체를 맞은 아일랜드는 부실채권 전담처리기구인 국가자산관리기구(NAMA)를 설치하고, 모기지 지원프로그램(80/20 Deferred Payment Initiative)을 도입해 부실건설사 보유 주택 매매 및 거래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부실건설사 보유 주택 신규매입자에 대해 모기지론을 제공해, 실제 주택가격의 80%만을 부담하도록 하는 제도다. 주택구매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향후 주택가격 하락에 대한 부담을 완화해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도입됐다.
보고서는 아일랜드의 사례를 국내 부실 건설사의 미분양 주택처리 및 부동산 시장 활성화 방안에도 활용 가능할 것으로 제시했다.
또한 보고서는 "민간 부실자산 처리 시장이 성숙될 때까지, 캠코와 같은 부실자산 처리 전문기구와의 NPL(부실채권) 공동투자 방식을 제안한다"면서 "캠코는 부실처리 방안의 모델링을 통해 민간에 처리 노하우를 공유 및 전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까지 한시적 기금을 설치해 부실 자산을 처리해 오던 것을,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공사회계를 통한 부실자산 인수 및 처리업무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장영철 캠코 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경제위기의 주기가 짧아지고, 위기의 파급력이 커지는 현 경제상황에서, 국내 부실채권 시장의 향후 방향성을 검토하기 위해 선진국의 위기극복 사례를 연구했다"며 "미국, 영국 등 주요국의 사례와 같이 상시적 경제위기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도 상시적·공적 부실자산 처리 전담기구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보고서는 최근 중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 주변국의 금융산업 부실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들 국가의 경제운영체계 특성상 정부주도의 부실자산 처리가 주요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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