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HSBC는 ‘2012년 4분기 HSBC 이머징마켓지수(EMI)’가 3분기 52.2에서 상승한 52.9를 기록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분기별 EMI가 상승한 것은 지난해 1분기 이후 처음이다.
EMI는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BRIC)를 비롯해 한국과 체코, 홍콩 등 18개 국가의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바탕으로 산정한 것으로, 기준치 50.0을 초과하면 경기상황이 긍정적인 것으로 보며 미만은 그 반대다.
하지만 4분기 EMI는 2008년 금융위기 후 4년간의 평균치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성장률은 올 상반기 대비 약세에 그쳤다.
HSBC는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완만한 반등세는 제조업 부문의 성장세에 힘입은 것”이라며 “서비스 부문 실적이 전 분기 대비 향상됐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낙관 심리는 여전히 평균치를 밑돌았다”고 분석했다.
이 기간에는 브릭스 국가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4대 이머징 마켓 중 브라질은 전 분기 정체에서 경기가 반등했고, 러시아는 생산 증가율이 2010년 2분기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인도를 앞질렀다. 중국은 경기가 개선되긴 했으나 여전히 약세였으며, 인도는 견조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제조업 생산을 살펴보면 중국은 1년 반 만에 처음으로 증가했고, 브라질은 지난해 1분기 이후 증가로 전환하면서 2011년 1분기 이후 가장 빠른 증가율을 기록했다.
서비스 부문 생산도 증가했으며, 증가율은 4분기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3분기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브릭스 국가들의 경기 낙관 심리는 긍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며 3분기 대비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스티븐 팅 HSBC 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가 호조라고 보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최근 나타난 개선 흐름들은 고무적”이라며 “그러나 2012년 중반만큼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수출 주문이 여전히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으므로 이러한 성장 흐름은 주로 국내적 요인에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경제 활동의 축이 디레버리징에 나서고 있는 구 세계에서 역동적인 신세계로 이동하는 이른바 ‘대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중국이 이머징 마켓의 경제 운명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국이나 유럽보다 강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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