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당선인은 지난 10일 조속한 중국 방문을 희망한다는 내용이 담긴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의 친서를 특사인 장즈쥔 외교부 부부장을 통해 전달받았다.
앞서 4일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특사인 누카가 후쿠시로 한일의원연맹 간사장도 “아베 총리가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박 당선인을 만나뵙기를 희망한다”며 박 당선인의 방일을 요청했다.
중국과 일본이 방문요청을 하고 과거 대통령들이 취임 후 조속한 시일 내에 미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등 주요국 방문길에 나선 관행으로 볼 때 올해 상반기 중 주요 3개국 방문이 성사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3년 취임 이후 두 달이 채 안 지난 4월 15일 미국을 첫 방문지로 택했다. 이후 귀국길에 일본을 방문한 뒤 그해 5월 27일에 중국을 국빈방문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3개월만인 2003년 5월 11일 미국을 방문한 뒤 6월 6~9일 일본을, 한달 뒤인 7월 7일 중국을 방문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취임 4개월 만인 1998년 6월 미국을 처음 방문한 뒤 일본(10월), 중국(11월) 등 주변 3강을 잇따라 국빈방문해 정상회담을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우는 취임 후 1993년 11월에 미국을 방문한 뒤 이듬해인 3월에 일본과 중국을 잇따라 방문했다.
최근 20년간 역대 대통령들은 시기적으로는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가장 먼저 미국을 방문하고 중국보다 일본을 먼저 방문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중국보다 일본을 먼저 방문하는 것이 역대 대통령들의 관행이었지만 5년 전에는 특히 '한국이 일본보다 중국을 소홀히 대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중국에서 적지 않게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중국 내에서는 자국의 커진 위상과 국력을 감안해 볼 때 “과거는 그렇더라도 이번에는 일본보다 중국을 먼저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많았다.
특히 중국은 미국에 버금가는 주요2개국(G2)으로 부상했고 일본의 경제력을 완전히 추월했다.
이런 점에서 박 당선인이 취임 후 역대 대통령들의 관행처럼 중국보다 일본을 먼저 방문할 경우 중국이 상당히 서운해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들은 “관행적으로 대통령들은 일본을 중국보다 먼저 방문해 왔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매우 민감하다”면서 “박 당선인이 미국에 이어 중국, 일본 중 어느나라를 먼저 선택하는지가 외교적으로 상당한 의미와 메시지를 전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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