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특위 간사인 민주통합당 최재천 의원은 이 후보자가 2011년 1월 '세계로 나아가는 한국의 헌법재판'(박영사)을 출간하면서 저작권법상 성명표시권을 위반했다고 11일 밝혔다.
'세계로 나아가는 한국의 헌법재판'은 이동흡 후보자가 헌법재판관 시절 참석한 국제회의 참석기와 국제회의 발표논문 등을 엮은 책이다. 총 7장의 방문기 및 참관기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제1장과 제7장만을 이동흡 후보자가 작성했고, 나머지 제2장~제6장은 방문 당시 수행했던 헌법연구관들이 쓴 참관기 및 방문기를 담고 있다. 이 후보자는 2011년 1월 이 책의 출판기념회를 헌재에서 열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책에서 이동흡 후보자 본인이 직접 쓴 내용은 일부에 불과하고 다른 사람들의 글을 상당 분량 엮은 것임에도 이동흡 후보자는 책 표지에 ‘편저(編著)’ 또는 ‘공저(共著)’로 표시하지 않고 ‘이동흡 著(저)’라고 표시하고 있다. 이는 저작권법 제12조(성명표시권)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 후보자는 자신이 쓰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각주로 당시 자신을 수행했던 헌법재판소 연구관이 정리하여 쓴 것임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저작권법 전문 변호사는 “일단 성명표시권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성명표시권이 저자를 표시하는 방법인데, 성명표시권 전체를 100으로 본다면, 각주에만 원저자를 표시하는 것은 50에 불과한 것 아닌가”라며 “‘○○○ 저’라고 쓸 것이 아니라 ‘대표 편저자 ○○○’라고 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천 의원은 “헌법재판소는 최고법인 헌법에 관하여 재판기관과 해석기관의 지위를 동시에 가지는 국가기관”이라며 “이러한 헌재의 최고 수장 자리에 법을 위반한 이동흡 후보자가 오른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