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카드모집을 근절하기 위한 일명 ‘카파라치(카드+파파라치)’ 제도가 도입되자 길거리에서 카드모집인들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불법 모집에 대한 현장 단속이 강화되고 카드사들도 자체적으로 모집인 수를 줄여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12년말 신용카드 모집인 수는 3만6573명으로, 2011년(5만101명)보다 무려 1만3528명이 줄었다.
신용카드 발급 기준이 강화되고, 불법 모집에 대한 신고포상제가 도입되면서 카드 영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카파라치라고 불리는 신고포상제는 지난 2012년 12월에 도입, 모집인들의 길거리 모집이나 신용카드 연회비의 10%를 초과하는 경품 제공 행위를 신고하면 포상을 하는 제도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모집인들의 영업에 대해 상시감시체계가 가동되면서 길거리 모집 자체가 힘들어졌다”며 “모집 환경이 악화되다 보니 모집인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카드사들이 예방 차원에서 모집인 수를 줄이기도 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에 따라 불법 모집 적발건에 대한 책임을 카드사가 함께 져야 하기 때문이다.
전광원 카드설계사협회장은 “그동안 모집인들도 진화를 거듭해왔지만, 카드사들은 환경을 개선하려 노력하기는 커녕 애꿎은 모집인들에게만 피해를 전가하고 있다”며 “우리는 카드 모집만 한 것이 아니라 초창기 가맹점 개설도 도맡아 하고, 카드 산업 발전에 토대를 닦아 왔는데 지금은 마치 범죄자로 취급받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규제 강화와 함께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사들의 경영난이 불가피할 전망이기 때문에, 모집인들의 수난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 회장은 “이대로 가다간 모집인들의 생계가 크게 위협을 받을 수 있다”며 “자체적으로 구속력을 지닐 수 있도록 설계사협회를 사단법인화 하는 준비를 하고 있다. 카드사에 종속되지 않고 우리도 나름대로 자치가 될 수 있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카파라치 제도에 대한 헌법소원도 제기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 12월에 신고된 사람들의 명단이 이달 말쯤 발표된다”며 “이 제도로 실제로 피해본 사람들과 헌법소원 제기를 준비해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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