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인수위에 말하는 '난팡저우모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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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1-15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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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칭녠빠오(靑年報). 신(新)중국 성립 후 최초 발행된 이 신문은 덩샤오핑(邓小平)이 직접 발행을 승인해 더 유명하다. 베이징 사람들이 이방인인 기자에게 맨 처음 소개한 신문이기도 하다. 기자는 유학시절 중국 정부를 대변하는 이 신문을 통해 처음 중국을 봤다.

# 난팡저우모(南方周末). 기자가 중국의 언론 시스템에 관심을 갖고 저널리즘 학부에 입학해 처음 접한 신문. 열정적인 저널리즘 학도라면 이 신문 한 부씩은 손에 들고 강의실에 들어서야 하는 것처럼, 이 신문은 기자에게 '불통(不通)'같은 중국 언론 시스템에서 만난 오아시스였다. 중국 대학 내 가장 많이 읽히는 신문이기도 했다.

런민삐(人民幣) 3위안(500원)의 가치. 물론 난팡저우모 기자들의 지나친 '소설 같은' 보도가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 안에는 통제된 사회 갈증을 느낀 중국인들의 가치관과 세상에 대한 항변이 들어 있었다. 이 정보에 들어가는 입장료가 3위안 이었다.

이 두 개의 너무 다른 세상을 말하는 신문의 추억이 최근 되살아났다.

최근 중국 당국의 언론 검열에 맞서 파업에 들어간 '난팡저우모' 기자들이 지난 9일 사전 검열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신문을 정상 발행하기로 중국 정부와 합의했다.

2009년 중국의 언론시장 개혁에도 살아 남은 이 신문의 최근 사태와 우리 언론의 '처지'가 오버랩되는 이유는 뭘까.

당장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 '닭장' 기자실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기자들은 '불통' 시스템에 '분통' 터질 지경이다.

중국의 언론 통제를 비웃으며 '중국 언론 시스템을 꿰뚫어 보리라' 공부했던 기자는 부끄러워진다.

주요 정책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의 기회가 완전히 차단된, '폐쇄형 회로'를 가동하는 인수위의 언론 대응이 과연 중국의 언론 통제를 비웃을 수 있을까.

정치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소통'이며 소통에서 중요한 것은 '투명성'이다. 언론과 정부 사이에 '건강한 긴장관계'가 필요한 이유다.

언론과 정부 간의 정도(正道)를 간과하고 있는 게 비단 중국 정부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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