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초롱 기자=직원들에게 임금을 주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코미디언 출신 영화감독 심형래(55) 씨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16일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재판부는 직원 43명의 임금 및 퇴직금 8억 9153만 원을 체불한 혐의로 기소된 심형래 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심 씨는 지난 2011년 10월 자신이 운영하던 영구아트 직원의 임금을 체불해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그해 12월 18일 치러진 지급 청구 소송에서 패소한 바 있다.
이후 심 씨는 지난해 12월 28일 합의서를, 지난 11일에는 남부지법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적극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근로자 24명이 처벌 희망 의사를 철회했지만 여전히 19명의 근로자에 대한 실질적 피해 금액 2억 5900여만 원이 남아 있다”면서 “6~7개월 동안 급여를 받지 못한 이들이 생활에 고충을 겪었을 것으로 본다”고 직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심 씨의 신분을 고려할 때 사회봉사가 가능할지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판부는 “법의 취지를 생각하면 급여를 받지 못한 근로자들 마음도 이해해야 한다”며 심 씨가 사회봉사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공소사실 중 처벌 희망 의사를 철회한 24명에 대한 부분은 기각됐다.
어두운 표정으로 법원을 나선 심 씨는 “사회적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 이른 시일 내 재기해 임금을 빨리 갚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모두 제 잘못이지만 앞으로는 영화를 찍을 때만 돈을 주는 계약직으로 회사를 운영해야겠다”며 회사 운영과 관련한 시행착오를 설명하기도 했다.
심 씨는 “송구스럽다. 하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곧 항소할 예정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한편 심 씨는 저축은행과 영화제작사와의 소송에서도 패소해 대출 이자 25억 원과 함께 선금으로 받았던 영화 제작비 4억 9000만 원을 돌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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