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 신뢰와 국가공인 전문자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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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1-1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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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관세사회 김광수 회장>
한국관세사회 김광수 회장=“우리가 선진국 진입을 위해 넘어야 할 마지막 관문은 바로‘사회적 자본’을 쌓는 것이며 ‘사회적 자본’은 결국 한마디로 말하면 ‘신뢰 사회’라고 말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직 인수위 첫 전체회의에서 강조한 말이다.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로 신뢰문제는 이미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무한경쟁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시장자체가 공급자주도(Seller‘s Market)에서 수요자주도(Buyer’s Market) 시장으로 변화되고 있으며, 수요자주도의 시장구조는 국내외 무한경쟁을 더욱 가속화 시키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제가 좋지 않을 경우 생존경쟁이 심화되면서, 사회구성원 상호간의 불신이 깊어진다. 기업과 고객은 기본적으로 경제적 관계이기 때문에 고객은 기업들의 품질, 가격정책을 의심하게 된다.

특히 전문자격사의 주요 비즈니스인 대행서비스는 대리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려는 유인 때문에 고객에 대한 높은 수준의 신뢰가 요구된다.

국가공인 전문자격사는 근본적으로 공공성 및 공익성을 전제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국가가 전문자격사 제도를 두는 이유는 정보의 비대칭성에 의한 역선택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전문직 서비스의 경우 고객은 서비스를 구매하는 단계에서 자신이 원하는 효용을 얻을 수 있는가를 예상하기에는 다른 재화에 비해 제한돼 있다. 또한 얻고자 하는 효용이 달성됐는가는 서비스의 이용 후에도 알 수 없다.

이렇듯 가진 정보가 불완전하기 때문에 고객은 가능한 낮은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판단하게 된다.

그 결과 고품질의 서비스는 시장에서 공급되지 못해 서비스의 품질은 낮아지고, 소비자들이 지불하려는 가격은 더욱 감소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전문직서비스를 제공할 동기가 줄어든다. 시장 자체가 붕괴될 수 있으며 시장실패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문제가 있지만 생존경쟁에 내몰린 전문자격사들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수임료를 낮게 책정한다. 낮은 수임료를 커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고객이 확보돼야한다. 때문에 수임료는 더 낮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고객들은 원가절감을 이유로 다른 고객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더 낮은 가격으로 서비스를 받기 위해 시장을 탐색한다. 그 결과 수임료는 하락하고 고객들은 기존 수임료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게 된다.

이 과정에서 수임료 인하에 대한 보상으로 대리인 자신의 이익을 추구함에 따라 전문자격사가 제공하는 서비스 품질은 점차 낮아진다. 서비스품질 또한 신뢰를 잃게 된다.

결과적으로 가격과 서비스품질 모두 신뢰받지 못해 전문가시장 자체가 ‘신뢰의 악순환’에 휩쓸리게 된다. 전문자격사는 수임료 인하를 통해 손쉽게 고객을 확보할지 모르지만, ‘신뢰할 만한 전문자격사’라는 평판은 잃게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전문자격사가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면 전문자격사 고유의 기능인 공공성은 퇴색하고 비즈니스 부문만 강조돼 국가전문자격사의 본래 목적인 사회적 공공재로서의 성격은 제한될 것이다.

전문자격사의 신뢰구축을 위한 행동요건은 전문성과 정직에 의한 믿음(Credibility)이며 일관성에 의한 예측가능성(Reliability) 및 친밀감(Intimacy) 형성이다. 이기적 성향(self-interest)의 최소화도 포함된다.

박 당선인의 의지대로 사회적 자본인 ‘신뢰 사회’가 구축돼 고객과 전문자격사의 관계도 우월한 힘에 의한 ‘갑과 을’이 아닌 진정한 신뢰관계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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