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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국 헌재소장 퇴임… "헌법의 이념과 가치 공고히 뿌리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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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1-2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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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이 21일 임기 6년을 마무리하고 퇴임했다.

이 소장은 이날 오전 11시 헌재 대강당에서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통해 “국민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헌법의 이념과 가치가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한층 더 공고하게 뿌리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퇴임사 전문

사랑하고 존경하는 헌법재판소 가족여러분!

오늘 저는 제4대 헌법재판소장으로서의 6년의 임기를 마치고 정든 재판소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제가 1972년 6월 판사로 임관된 이래 지금까지 41년간 젊음과 열정을 바쳐왔던 법조공직에서도 물러나게 되었습니다. 제 일생의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정을 바쳐 봉사하고 헌신할 수 있어서 명예롭고 행복했습니다.

그 동안 제가 소임을 다하고 영광스럽게 퇴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격려해 주시고 지도해 주신 재판관님들을 비롯한 헌법재판소 가족 모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친애하는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6년 전 제가 헌법재판소장으로 취임할 당시 저에게는, 창립된 지 19년 밖에 되지 아니하여 어리고 허약했던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를 세계적인 헌법재판기관으로 발전시키고 싶은 꿈이 있었습니다.

우리 헌법재판소가 세계적인 헌법재판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하여는 무엇보다 세계적 수준의 높은 법리로써 탄탄하게 무장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보았기에 우선 미국, 독일 등 선진 헌법재판기관들의 법리를 폭넓게 받아들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의 문화와 가치체계, 역사발전 방향에도 맞는 제3의 길을 모색하려고 꾸준히 노력하였습니다.

그리고 헌법재판소가 국민들로부터 사랑과 신뢰, 나아가 존경을 받을 수 있기 위하여는 헌법재판소는 확실한 정치적 독립과 중립은 물론, 여론과 언론으로부터도 독립하여 오로지 헌법제정 권력자인 국민과 역사의 평가만을 바라보면서 그 소임을 다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동안 헌법재판소에는 많은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2007년 187억 5,900만원에 불과하였던 예산은 2013년 354억 3,900만원으로 두 배 가량 증가하였고, 222명에 불과하던 인원은 300여명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2011년 1월에는 헌법재판연구원이 신설되어 헌법재판에 관한 중ㆍ장기적인 과제에 연구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2012년 5월에는 대한민국 헌법재판소가 주관하는 아시아헌법재판소연합(“아재연합”)이 아시아지역 13개국을 1차 회원국으로 하여 성공적으로 창설되므로써, 아시아에서의 한법재판기관 사이의 교류와 협력이 더 한층 확대ㆍ강화 될 수 있게 되었고, 그에 따라 아시아에서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4년에는 전 세계 약 120여개국의 헌법재판기관 수장들이 모여서 헌법과 헌법재판에 관해 논의하는 대규모의 제3차 세계헌법재판회의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되기로 이미 확정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발전과 성장에 힘입어 이제 우리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신뢰도와 사회적 영향력에 관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2005년 이래 계속하여 국가기관 중 부동의 1위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헌법재판소장으로서 지난 6년의 임기동안 저는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헌법수호를 위해서는 필수적인 헌법재판제도를 사랑했고, 그러한 헌법재판제도를 성공적으로 발전시켜 온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를 사랑했으며, 그러한 헌법재판소를 위하여 헌신과 성심을 다해오신 헌법재판소 구성원 모두를 사랑했고, 우리나라와 우리 국민들을 사랑했습니다.

또한 임기동안 저는 행복했습니다. 우리 헌법재판소를 세계적인 헌법재판기관으로 키워 보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어서 행복했고, 헌법재판소장으로서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 행복했으며, 그 꿈을 일부나마 이루게 되어 행복했습니다.
이제 저는 사랑하고 행복했던 시간들을 뒤로하고 조용히 물러나면서, 다시 한번 국민들과 헌법재판소 가족들에게 진정으로 고맙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친애하는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이제, 우리 헌법재판소는 지금까지 이루어온 결과에 만족하거나 안주하지 말고 더욱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갈 길은 멀고 넘어야 할 산은 험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이 자유와 인권, 평등이 더 한층 보장된 선진사회에서 행복한 삶을 살아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는 헌법재판소는 다시 한번 날카로움과 용맹함과 아울러 현명함과 신중함으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의 보장,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보호, 민주적 권력분립, 시장경제의 건전한 발전 등과 같은 우리 헌법의 이념과 가치가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한층 더 공고하게 뿌리내리고 더욱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헌법재판소가 지금보다 한층 더 국민들로부터 사랑과 신뢰, 나아가 존경을 받는 헌법재판기관으로, 그리고 세계적인 선진 헌법재판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끝으로 헌법재판소와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과 아울러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감사합니다.

2013년 1월 21일
헌법재판소장 이 강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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