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부 지주사 및 은행들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금융상품 및 서비스를 구상중이거나 이미 시행 중이다. 일자리와 관련한 박 당선인의 공약은 이른바 '늘·지·오(새 일자리를 늘리고, 기존자리 지키고, 질은 올린다)'로 불리는데, 이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선 은행의 역할도 빠질 수 없다.
박병원 은행연합회 회장은 일자리 창출에 힘을 싣기 위해 은행권 고용 현황을 정기적으로 발표하기로 했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가장 선제적으로 움직인 곳은 KB금융그룹이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벤처기업 창업과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요즈마펀드'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요즈마펀드는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이스라엘 민관 합동 투자펀드로, 박 당선인 측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이 펀드를 염두에 두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현재 요즈마 펀드 설립을 검토 중인데, 민관 합동이 필수적이어서 구체화 되는데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요즈마펀드 설립을 계기로 금융권에서 벤처투자 펀드를 비롯한 일자리 창출 관련 펀드 설립이 활기를 띌 가능성도 있다.
많지는 않지만 이미 국내에도 몇몇 일자리 창출 관련 펀드가 출시됐다. 정책금융공사는 2009년 이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총 9702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했고, 126개 기업에 3609억원을 지원했다.
산은자산운용은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기 위해 중소중견기업에 투자하는 '산은일자리창출중소기업사모증권투자신탁(채권)을 지난 2010년 12월 출시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8일 현재 이 펀드의 최근 2년간 수익률은 8.64%다.
또 정부는 2005년 6월 모태펀드를 운영·관리하기 위해 한국벤처투자를 설립했다.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사장은 "벤처기업 투자를 늘려 고용을 창출하도록 모태펀드를 운영하고 있다"며 "벤처투자와 고용을 늘리기 위해선 벤처기업이 도약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이 잘 마련돼야 하고, 정부 및 대형 기관투자가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은행들도 나름대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금융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기업은행은 취업포털 'IBK 잡월드'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 사이트를 통해 중소기업과 구직자가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데 4년간 5만여 명이 일자리를 찾았다"며 "잡월드를 통해 채용된 경우 해당 기업에 금리 혜택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고용창출 우수기업 특별지원'의 일환으로 제조기업 중 재직인원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기업에게 특별자금 지원 및 금리 우대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나은행은 지식경제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희망 엔지니어 적금'을 도입했다. 이 적금은 중소∙중견기업의 연구∙기술개발인력이 5년 이상 근무할 경우 해당 근로자와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상품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의 중소·중견 기업 지원도 넓은 의미의 일자리 창출로 볼 수 있다"며 "또 새 정부의 정책에 맞춰 일자리 창출을 위한 더 다양한 금융서비스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