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건설업계 “혁신 기술력으로 살아남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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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1-2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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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존 경영’ 전략 앞세워<br/>원가 절감·해외수주 위해 고도의 신기술 개발 박차

대우건설이 최근 개발한 신기술 'HY-CALM 시스템'은 기존 내진설계와 달리 지진은 물론 바람에 의한 진동도 함께 제어한다. [자료제공=대우건설]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올해 건설업계의 화두는 단연 '생존'이다. 대공황 이후 최대 위기라 불리는 불황 속에서 건설업체들은 '살아남기 모드'에 들어갔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등 국내 주요 건설회사 최고경영자(CEO) 대부분이 계사년 새해를 맞아 '살아남기'를 올해 경영 키워드로 내세운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생존 경영의 핵심 전략으로 신기술 개발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원가 절감은 물론 해외수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혁신 기술 개발이 필수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쌍용건설은 최근 중소기업인 웰텍·수자원기술 등과 함께 중형(직경 1.1~1.5m) 상수도관을 교체하지 않고 관 내부 리모델링(개량)이 가능한 갱생 장비를 개발했다.

관의 수명이 20년 이상 연장되고 관 교체작업 대비 공사 비용도 70% 이상 절감이 가능한데다 굴착 작업으로 인한 교통 혼잡과 비산번지 발생도 막을 수 있다는 게 쌍용건설 측 설명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수도권광역상수도 1단계 개량공사(54㎞)를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시공성과 환경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장비를 개발했다"며 "최근 77㎞ 연장의 금강 광역상수도 노후관 갱생공사를 수주하는 등 이 장비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요즘 자사가 최근 개발한 최첨단 복합제진공법인 'HY-CALM 시스템'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기존의 내진설계가 지진에 의해 가해지는 힘을 구조물이 저항하는데 반해, 하나의 장치로 지진 뿐 만 아니라 바람에 의한 풍진동까지 동시에 제어할 수 있는 신기술이다.

대우건설은 이 기술을 바람과 지진에 대한 효과가 극대화되는 국내외 초고층 건물을 대상으로 점차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달 세계 최고의 설비시스템 전문업체로 꼽히는 우포너(Uponor)사와 기술교류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건설사는 신재생에너지로 각광받는 지열시스템과 복사열을 이용하는 냉난방시스템 분야에 공동으로 연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포스코건설은 우포너사와의 기술교류로 친환경적인 건물의 설계∙건설∙운영∙철거 등의 기술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중소기업인 웰텍·수자원기술 등과 중형 상수도관을 교체하지 않고 관 내부 리모델링(개량)이 가능한 갱생 장비를 개발했다. 이 기술을 통해 쌍용건설은 금강 광역상수도 노후관 갱생 공사를 수주했다. [사진제공=쌍용건설]


이처럼 건설업계가 신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원가 절감의 목적도 있지만, 국내 건설경기가 침체한 상황에서 해외 수주를 확대하면서 수익성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단순히 도로를 깔고 철도를 놓는 난이도 낮은 공사의 경우 중국·인도 등의 저임금 국가와의 수주 경쟁에서 뒤져질 수밖에 없다. 또 기껏 애써 따낸 공사에 원천기술이 없어 기술사용료 지불을 해야 하는 상황이 잦은 것도 이유다.

지난 2009년 12월 따낸 공사액 186억달러(약 19조7800억원)의 대규모 공사인 UAE(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익은 46억5000만달러였으나, 절반 이상인 27억9000만달러는 원천기술 보유사인 미국 벡텔이 가져가게 된다.

박환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설관리·경제연구실장은 "동일한 공사라도 원천기술은 부가가치를 향상을 꾀할 수 있다. 그렇지만 장대교량만 살펴봐도 최고 수준국이 100이면 한국은 76.4에 불과하다. 미국(91.3)·일본(93.5)에 비해 갈길이 멀다. 이제라도 기술개발이 활성화된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민우 국토해양부 건설정책관은 "건설기술이 더욱 도약하기 위해서는 첨단 기술과 융합이 필수"라며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원천기술의 확보와 함께 건설산업 관리기법의 개발과 육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안내레일을 먼저 설치하고 주행로를 만들어 시공기간 단축이 가능한 '측방 안내레일을 이용한 고무차륜 AGT 주행로 부설공법'을 개발했다. [사진제공=국토해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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