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인수위원장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러 왔다는 자칭 청년특위위원장 사건은 결국 경찰에 연행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수위의 보안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청년의 무단침입에 대해 인수위 관계자는 “우리도 (청년이) 어떻게 들어 왔는지 모르겠다”며 “국민행복제안센터에 민원을 넣는다고 하면 신분증을 맡기고 들여보내 주는데 아무래도 그렇게 들어온 거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청년의 대답은 달랐다. 어떻게 내부로 진입할 수 있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출입증은 없고 신분증만 있다. (신분증을 따로 보여주지 않고) 그냥 입구에서 통과시켜 줬다”고 답했던 것이다. 그는 "인수위 정문 앞에 지금까지 4번정도 왔으며 내부로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덧붙였다.
훤칠한 외모에 정장까지 깔끔하게 차려 입은 이 청년을 무단침입자로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을 수도 있어 보였다. 정문 앞에 4번이나 왔다고 한 만큼 눈에도 익었던 터라 따로 신분증을 제시하는 절차없이 경찰이 입구에서 청년의 출입을 허락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외모만 보고 출입구를 무단으로 통과시켜줬다는 것은 인수위가 강조했던 ‘철통 보안’에 결국 큰 문제가 있었음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얼마전 북한의 인수위 기자실 해킹사건부터 시작해 향후 5년간의 국정운영 로드맵을 짜는 인수위에서 계속 보안 관련 해프닝이 생겨서는 안될 일이다.
이날 사건이 마무리된 뒤 인수위원들의 회의가 이뤄지고 있는 별관 앞의 한 보안요원은 "이번 사건으로 대문 지키는 경찰서 직원들 더 힘들어지겠다"고 말했다. 인수위가 누차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겠다고 외친 만큼, 소 잃고 외양관 고치는 식의 보안 강화 또한 수정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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