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서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지키기 위해서는 집단행동이 필요하다”며 “불법 체류자에게 더 많은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취임식이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탄생일에 거행된 점을 그는 상기시켰고,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미국 대통령 취임사에서 처음 거론하는 등 자신의 진보적 정치성향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는 또한 사회적 안전장치인 사회복지망을 지키고 이상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도 견해를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오바마의 취임사는 2009년 취임사보다 훨씬 진보적”이라며 “지난 수년간 자신과 대치했던 공화당에 물러서라고 요구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18분간 진행된 취임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수 세기 동안 진행되어 온 정부의 역할에 대한 논쟁에서 진보는 우리가 물러설 것을 주장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지금 결정해야 할 때이며 연기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즉 “원리를 저버리는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 되며 토론이라는 이름 하에 정치적 대체물을 사용하지 말고 행동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가 4년 전 첫 취임 서약 때 사용했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성경과 함께 킹 목사 성경도 이날 함께 사용해 진보적인 상징성을 더해 갔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러한 취임사 내용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재선인데다가 이미 국무(존 케리 상원외교위원장), 국방(척 헤이글 전 공화당 상원의원) 장관 지명 등 내각 요직에 자신의 색깔을 실천할 수 있는 인물을 배치했기 때문이다.
다소 상기된 표정과 행동을 보여준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의사당 바깥에서 진행된 취임 행사를 마치고 의사당으로 입장하기 직전 다시 뒤로 돌아서 광장에 운집한 80만 명의 인파를 향해 “다시 한번 보고 싶었어요. 이 장면을 다시 보지 못할 것입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신의 공약대로 중동에서의 전쟁을 끝낸 오바마 대통령은 집권 2기에 국내 정치 현안, 즉 사회 및 경제적 정의, 동성결혼, 살상용 총기 규제, 불법체류자 사면 등 포괄적 이민 개혁 등에 주력하면서 진보적인 자신의 견해를 적극 피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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