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가 21일 저녁 방송한 양바이빙(楊白氷) 전 군사위 비서장의 장례식에서 장 전 주석이 이례적으로 정치국 상무위원 다음 마지막에 호명됐다고 22일 보도했다.
가장 먼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시진핑(習近平) 총서기를, 그 뒤로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원자바오(溫家寶)총리, 자칭린(賈慶林) 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리커창(李克强) 부총리가 거명된 뒤에도 장 전 주석의 이름은 들리지 않았다.
장더장(張德江), 위정성(兪正聲), 류윈산(劉雲山), 왕치산(王岐山), 장가오리(張高麗) 신임 상무위원을 모두 언급한 후에야 마지막으로 장 전 주석의 이름이 불려 이같은 변화가 장 전 주석의 정치적 은퇴를 위한 신호인지 아니면 신지도부의 위상을 세워주기 위한 장 전 주석의 일시적 행보인지를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라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장 전 주석이 보낸 화환마저도 상무위원들의 화환 다음에 놓여진 모습이 전파를 타 항간의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켰다.
일각에서는 작년 18차 당대회 이후 장 전 주석이 시 총서기 및 상무위원에게 친필 서한을 보내 특별대우를 원치않는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며 스스로 요청했을 가능성을 지적했으며 양바이빙이 한때 장쩌민과 치열한 권력투쟁을 벌였다는 점을 고려해 일부러 가장 마지막에 거명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천쯔밍(陳子明) 중국 정치전문가는 "호명순서와 상관없이 장 전 주석의 영향력이 금방 사라지리라 생각하는 건 무리"라며 "그의 정치적 영향력은 지속되거나 확대될 수 있다"고 성급한 판단을 경계했다.
장 전 주석은 2002년 16차 당대회에서 총 서기직을, 2004년 하반기에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을 후 주석에게 이양하면서 공직에서 떠났다. 그러나 이후에도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상왕으로 불렸으며 시진핑 신지도부 구성에도 그의 입김이 상당히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