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옷도 함께 입는 엄마와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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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1-2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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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 주부 임순희(53)씨의 최우선 옷 구매 조건은 딸과 함께 입을 수 있는지 여부다. 때문에 그는 요즘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캐주얼 의류 매장을 주로 방문한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과거처럼 자신만을 위한 여성복 구매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임씨는 "젊은이들이 많이 입는 캐주얼 브랜드는 주부들도 부담스럽지 않은 디자인"이라며 "딸과 함께 번갈아 입을 수 있어 경제적으로도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불황이 소비자들의 쇼핑 습관까지 바꿨다.

옷을 하나만 구입해 엄마와 딸이 번갈아 입는 경우가 늘었다. 백화점도 온라인쇼핑몰의 전시관으로 변한지 오래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30~40대 주부들은 고가의 여성복 대신 딸과 함께 입을 수 있는 캐주얼 의류 구입 비중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영패션 패션몰에서는 함께 온 모녀가 옷을 공동구매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단순히 과거처럼 부모가 자녀에게 옷을 사주는 것이 아니라, 엄마와 딸이 번갈아 옷을 입어 보며 함께 착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점검하는 모양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젊은 엄마들이 많아지면서 옷 하나를 구매해 딸과 같이 입는 주부들이 늘었다"며 "실제로 옷을 번갈아 입기 위해 일부러 한 사이즈 크게 옷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백화점 등 오프라인 쇼핑 채널은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상품을 미리 확인하는 곳으로 변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확인하고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는 '쇼루밍현상'이 점차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쇼루밍현상은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 쇼핑몰 전시장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특히 스마트폰 대중화로 백화점 매장에서 상품을 확인하고, 바로 그 자리에서 모바일을 통해 구매가 가능해지면서 이 같은 추세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매장에서 만난 한 대학생은 "온라인쇼핑몰을 이용하면 똑같은 제품을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굳이 매장에서 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3%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비교한 후 온라인으로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백화점들은 성장이 정체됐고, 홈쇼핑·온라인쇼핑몰들은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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