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골프에서는 숫자가 많이 나온다. ‘골프는 숫자 게임’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예컨대 야드를 미터로 환산해야 할 때는 ‘0.9’를 떠올려야 하고, OB는 ‘2벌타가 아니라 1벌타’라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또 홀의 직경이 ‘10.8㎝’라는 것과 퍼트가 전체 스코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3%’라는 것 정도는 상식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 그 외에도 골프에서 중요한 숫자는 많다. ‘3-6-15’도 스코어를 낮추는데 꼭 필요한 숫자다.
▲3피트
아마추어 골퍼들이 퍼트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거리가 바로 3피트(약 90㎝)다. ‘기브’ 범위를 갓 벗어난 90㎝거리의 퍼트를 넣느냐, 못넣느냐에 따라 1타가 왔다갔다 하고 승자와 패자가 결정된다. 다른 어떤 샷이나 어떤 퍼트보다도 90㎝거리의 퍼트연습을 많이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90㎝거리의 퍼트에 자신이 있으면 다른 샷을 할 때도 자신을 갖고 임할 수 있다. 예컨대 쇼트 어프로치샷이나 롱 퍼트를 할 경우에 볼을 홀에서 반경 90㎝안에 넣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훨씬 느긋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다.
▲6인치
드라이버나 우드, 아이언샷 등 롱게임을 할 때 6인치(약 15㎝)를 기억해야 한다. 100야드이상 날아가는 샷을 할 때 멀리 있는 목표를 겨냥하고 샷을 하면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 대신 볼앞 6인치 지점에 임의의 ‘중간 목표’를 설정한 뒤 그것을 겨냥하는 일이 훨씬 쉬울 것임은 자명하다. 이는 정렬에 도움을 줄뿐 아니라 목표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15초
샷을 하기 전에 행하는 일련의 동작을 ‘프리샷 루틴’이라고 한다. ①목표를 선정하고 ②샷을 위한 준비를 하며 ③성공적인 결과를 연상하는 것으로 요약되는 이 과정을 매번 15초에 끝내라는 말이다. 프리샷 루틴을 빨리 마치는 것도 좋지 않지만, 너무 길게 끄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15초 정도에 마친다면 프리샷 루틴의 본래 목적인 긴장감을 떨쳐버리고 ‘어떤 샷을 할까’하고 주저주저하는 우유부단도 막을 수 있다.
미국PGA투어프로 비제이 싱은 연습 스윙을 할 때마다 ‘세븐틴’을 되뇐다고 한다. 스윙 템포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프리샷 루틴 때마다 17초를 사용한다는 것을 스스로 주입시키기 위해서다. 그 반면 카일 스탠리는 지난해 미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서 스윙을 서둘러 하는 바람에 우승을 놓쳤다. 또 재미교포 케빈 나는 최근까지도 프리샷 루틴을 너무 오랫동안 하는 것으로 정평난 케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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