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쇼크 ‘핫머니’ 유입을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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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1-2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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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發 투기성 자금 국내시장 유입 '큰손' 자리 우려<br/>정부, TF팀 핫머니 유입 억제책 수립…수출기업 다각도 지원

아주경제 배군득·신희강 기자=일본이 경제부흥 수단으로 엔화가치 하락을 유도하며 양적완화에 나서면서 국내 자본시장에 투기성 해외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문제는 엔화는 지속적으로 떨어지는데 원화가 상승하면서 이른바 '핫머니' 유입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핫머니'라 불리는 국제 투기성 자금은 일본 아베 총리가 당선된 지난해 말부터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지난 17일 아베 총리가 "중앙은행 윤전기를 쌩쌩 돌려 무제한으로 엔화를 공급할 것"이라고 언급한 뒤 엔저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일본발 해외 투기성 자금이 무섭게 국내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민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엔저 현상은 단순히 환률 하락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다. 미국과 유럽 등도 물가안정과 경제성장을 명분으로 환률 하락을 대안으로 제시한 만큼 양적완화에 대한 정부의 대응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아베 정권이 엔저 정책을 1년 이상 밀고 나가면 한국 경제가 받을 타격은 생각보다 클 것이라는 견해도 높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엔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자동차와 가전 산업은 일본과 높은 수출경합도 등으로 완제품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섬유산업은 가격 영향력이 커 일본 수출시 수출단가 조정에 어려움을 겪어 결국 채산성 악화로 접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상승하면서 핫머니가 시장으로 대량 유입됐다. 일본 개인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엔화를 들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국내 자본시장으로 유입돼 대거 '큰손'으로 자리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7일 올해 한국 주식시장으로 외화자금이 대거 유입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일본뿐만 아니라 최근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 유입은 한국이 핫머니에 이상적인 시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핫머니의 과도한 유입이 우려되면서 엔화를 들고 나가 외국 자산을 사는 '와타나베 부인'과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자금을 마련해 제3국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정부도 핫머니의 과도한 유입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방안을 모색 중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25%씩 줄이는 카드로 핫머니 유입 억제 1단계 대책을 수립했다. 또 외국인의 증권 투자자금을 주식이나 채권 등 투자 목적에 따라 구분해 보고하는 방식의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지난 22일 위기관리대책회의 직후에는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와 각 관련 기관이 전담반(TF)을 만들어 수출 중소기업 지원 등 핫머니 유입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규모를 확정지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원화가치 상승으로 인한 기업 피해를 최소화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며 "우선 수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지원책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해외 자본이 과도하게 국내 자본시장에 유입된다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들 핫머니가 일시적인지, 장기적인 현상인지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다만 선진국의 환율정책이 돈을 많이 풀자는 쪽이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원화가 국제적 안전자산이라고 평가받은 부분이 핫머니를 부추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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