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투자 규모가 정부의 관련 정책 수립 및 요건 충족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17일 열린 혁신형 제약기업 신년간담회에서 '2013년 제약산업 지원방안'을 발표하며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요건을 상향 조정하기로 합의했다.
인증 첫해인 2012년 5~7%였던 R&D 비율을 2015년 10~12%, 2018년에는 15~17%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키로 했다.
약가인하와 경기침체 등으로 가뜩이나 위축된 상황에서 각 업체들이 선뜻 대규모 R&D 투자에 나서기는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세계시장을 겨냥한 신약개발과 기술력 확보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R&D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더욱이 정부가 제약사의 신약 관련 R&D 투자에 대한 법인세액 공제범위를 백신과 임상1/2상까지 확대해 올해에만 234억원의 세제지원 혜택을 제공키로 한 만큼 제약사들의 R&D 투자 전략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업체들이 체감하는 R&D 투자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되는 추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인 노바티스가 2011년 한 해 동안 R&D에 지출한 비용은 96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노바티스가 2011년 벌어들인 한 해 매출의 16%를 넘는 수치로 R&D비 투자 상위 1000개 기업 가운데서도 도요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투자 규모다.
반면 국내 제약사 중 1000억원 이상의 R&D 투자를 시행하거나 계획 중인 곳은 동아제약 정도에 불과하다.
매출과 시장규모 등 여러 면에서 국내 업체들과의 직접 비교는 불가하지만 선제적이고 과감한 R&D 투자는 회사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행한 '국내 보건산업 제조업체 연구비 및 연구인력 현황 분석' 자료에는 2007~2011년 기준 의약품 R&D 비용 성장률 역시 평균 12.0%로, 같은 기간 제조업(11.9%)보다는 높았지만 화장품(23.4%) 보다는 한참 낮은 수준이었다.
때문에 새해 들어 국내 대형제약사들은 앞다퉈 대대적인 R&D 투자 계획과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동아제약은 지난 21일 올해 사업전망을 발표하며 매출 1조원 돌파와 함께 매출액 대비 10% 수준인 1000억원을 R&D 부문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R&D 비용은 전년 대비 150억원 증가한 것으로 R&D 투자를 기반으로 해외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칠 수 있는 신약개발에 집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LG생명과학은 21일 대사질환치료제·바이오의약품·백신부문 등 3대 핵심사업을 집중 육성해 2017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중장기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특히 대사질환치료제와 바이오시밀러백신 R&D 분야에 5년간 50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대규모 제약·바이오 전문연구단지 건설부지도 마련했다.
한미약품은 일찌감치 장기적 R&D 투자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해 2014년에 현재 3상 임상연구를 진행 중인 천연물신약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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