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은 23일 시라카와 마사아키 BOJ 총재가 일본이 과거 버블기에도 물가상승률이 평균 1%대였다며 양적완화에 나서도 물가를 2%로 끌어올리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시라카와 총재가 애초 목표로 한 1%를 포기하고 아베 신조 총리의 무제한 양적완화 요구를 수용한 이유는 정부의 일본 은행법 개정을 저지하기 위한 고육책에서다. 아베 총리는 일본은행이 요구를 어긴다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규정한 일본은행법을 고쳐서 강제하겠다고 압박했다.
BOJ 정책위원 9명 가운데 반대표를 던진 건 2명 뿐이었다. 민간 전문가 출신인 사토 다케히로 위원과 기우치 다카히데 위원이다. 이들은 2% 물가 목표는 실현불가능한 목표이며 중앙은행의 신뢰성에 상처를 입을 수 있다고 반대했다.
이미 BOJ는 국채를 매입하는 등 2년이상 양적완화를 지속했다. 자산매입기금 규모는 35조엔에서 101조엔까지 불어났다. 지난 2년간 정책금리를 제로로 묶고 66조엔(약 800조원)을 풀었으나 물가상승률은 0%에 머물렀다. BOJ는 2013년 회계연도(2013년4월~2014년3월) 소비자 물가가 전년대비 0.4%, 2014년 회계연도에 0.9%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BOJ가 돈을 무제한 찍어내면 엔화 가치가 추락했다. 올해들어 엔화가치는 10% 이상 하락했다. 일본이 최근 환율 조작국이라고 비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프레더릭 미시킨 컬럼비아대 교수는 “중앙은행이 스스로 정책 목표와 수단을 결정할 수없을 때 독립성을 잃은 것”이라고 말했다.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도 일본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면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된다고 경고했다.
이에 일본 경제는 국가신용등급 하락과 인플레이션으로 걷잡을 수 없이 망가질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재정규율의 유지”라면서 “정부가 함부로 국채를 증발해 일본은행에 매입을 강요한다면 재정·금융정책의 신용을 유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일본 물가상승률이 거의 0%대 또는 마이너스라 2% 이상의 물가 상승을 실현할 방법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물가가 상승해도 고용 확대와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체감경기는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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