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2년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GDP는 전년대비 2.0% 성장했다. 당초 한은이 전망했던 지난해 경제성장률 2.4%보다 0.4%포인트 부족한 수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0.3%의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 성장세는 6.3%로 대폭 확대됐지만 2011년 3.6%로 반토막이 난 후 지난해 한 계단 더 내려앉으면서, 2년 연속 둔화됐다.
지출항목별로는 수출과 민간소비가 전년대비 각각 3.7%와 1.8% 성장하면서 전년의 9.5%, 2.3%에 비해 낮았다. 설비투자의 증가율은 -1.8%로 2011년 3.7%에서 마이너스로 전환됐으며, 건설투자는 전년 -5.0%에 이어 -1.5%로 부진을 지속했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이 내수 및 수출 수요 감소로 인해 전년 7.2%에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2.2%를 기록했으나, 서비스업은 2.4%로 전년도(2.6%)와 비슷했다.
지난해 4분기 실질 GDP는 전기보다 0.4% 성장했다. 이에 따라 분기별 실질 GDP는 1분기 0.9%에서 2분기 0.3%, 3분기 0.1%까지 떨어졌다 4분기에 반등하면서 4분기 연속 성장세를 지속했다.
4분기 수출은 일반기계 및 선박을 중심으로 감소해 1.2% 줄었으며, 수입도 원유 및 천연가스, 금속제품 등을 위주로 1.1% 감소했다.
건설투자는 건축 및 토목이 모두 부진해 1.3%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반도체제조용기계 등 기계류를 중심으로 2.8% 줄었다.
반면 민간소비는 의류 및 신발 등 준내구재, 통신서비스 등이 늘어나면서 0.8%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비주거용 건축 부진에 따라 건설업이 전기대비 0.7% 감소한 데 반해 농림어업은 축산업 증가로 5.7% 늘어났다. 제조업은 반도체, 휴대폰 등이 늘었으나 일반기계, 운송장비가 줄어들면서 전분기(-0.4%)와 같은 수준을 보였다. 서비스업은 교육, 보건·사회복지 등이 감소했으나 도소매음식숙박, 운수보관, 부동산 및 임대 등이 증가하면서 0.5% 성장했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4분기 실질 GDP 성장률이 0.4%로 당초 기대에 못 미친 수준이었지만, 민간부문이 주도해 성장세를 이어갔다"면서 "올 1분기에 민간부문의 성장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신 정부 출범과 함께 재정이 집중적으로 투입되면 상반기 성장률은 작년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세계경제가 안개속에서 비포장도로를 달렸다면 이제는 안개가 좀 걷힌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 기간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국제유가의 상승 등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인해 전기보다 0.1% 증가했다.
한편 지난해 연간 실질 GNI는 전년대비 2.3%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이에 대해 “교역조건이 소폭 개선되면서 실질 무역손실 규모가 65조8000억원에서 64조5000억원으로 줄어든 데 따라 GDP 성장률을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