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채권단에 빌린 1800억 내년 만기 집중…상환 문제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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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1-24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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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적 부진으로 자금확보 난항, 대출만기 연장 여부 관심

아주경제 이재호 송종호 기자=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팬택이 내년 하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 1800억원을 제대로 상환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반도체 업체인 퀄컴을 상대로 유상증자를 실시해 운영자금을 확보하는데 성공했지만 이 때문에 재상장 가능성이 낮아져 추가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팬택이 내년 하반기 중 채권단에 갚아야 할 신디케이트론 규모가 1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팬택은 지난 2011년 말 워크아웃(기업경영개선작업)을 졸업하면서 채권단이 보유한 채권 2000억원을 신디케이트론 1200억원과 전환사채 800억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신디케이트론 만기는 3년으로 설정했다.

이어 지난해 9월에는 만기 2년짜리 신디케이트론 657억원을 추가로 지원받았다. 이 가운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갚아야 할 금액만 1230억원 규모다.

내년 하반기에는 두 차례에 걸쳐 지원된 신디케이트론 만기가 도래하게 된다.

문제는 팬택이 실적 부진에 빠지면서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3분기 팬택은 38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손실도 179억원으로 5년 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당시 팬택 측은 “국내외적으로 삼성전자 및 애플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3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4분기에는 베가 R3 판매 증대 및 해외 신제품 출시로 턴어라운드를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4분기 삼성전자의 독주 현상이 더욱 심해진데다 중국 업체들이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바람에 팬택의 실적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팬택의 현금성자산은 892억원 수준에 그쳤다.

팬택은 연구개발(R&D) 강화와 신제품 추가 개발, 해외시장 마케팅 강화 등을 위한 자금 확보를 위해 퀄컴의 자금을 유치했다. 지난 22일에는 퀄컴을 대상으로 261억52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퀄컴이 투자를 완료하면 단일 투자자로 산업은행을 제치고 최대주주 자리를 확보하게 되지만, 채권단은 팬택 경영 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해 이 방안을 수용했다.

또 유상증자 등이 이뤄져 추가 자금이 확보되면 50% 가량을 신디케이트론 상환에 써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지만 이 또한 채권단의 양해를 구해 전액 운전자금으로 활용키로 했다.

팬택 관계자는 “투자를 받았다고 채권단에 대한 상환 계획이 앞당겨지거나 하는 일은 없다”며 “대출은 기존처럼 조금씩 계속 갚아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워낙 치열해 팬택이 기대하는 만큼의 실적 확대를 이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싸움에 LG전자와 팬택까지 가세한 상황에서 올해 마케팅 경쟁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히려 퀄컴의 자금을 받은 것이 재상장의 걸림돌로 작용해 증시에서의 자금 확보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결국 내년 대출 만기가 도래했을 때 채권단이 만기를 연장하지 않으면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팬택이 남아있는 신디케이트론을 전액 상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추이를 지켜본 뒤 만기 연장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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