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설비 투자는 보통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주가도 오르게 마련이다. 이 점에 주목하라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24일 한국은행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들의 설비 투자는 107조5179억원으로 2011년의 109조3788억원보다 1.7% 감소했다. 특히 작년 4분기는 25조17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이상 줄었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이 같은 분위기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기업들이 많아진 것이다. 지난해 말 SK케미칼은 2300억원 규모의 플라스틱 생산설비 투자를 결정했으며, LG그룹의 올해 시설 투자 규모는 작년보다 18.6% 늘어난 14조원에 달한다.
기류 변화의 가장 큰 이유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감소다. 지난해 말 미국과 중국, 한국, 일본 등 세계 주요국의 정권 교체가 마무리되면서 정치적 불안이 사라졌다. 새로운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기대감도 높아졌다.
과거 사례에서도 정권 교체 이후 기업들의 설비 투자가 크게 늘었다. 신영증권 윤소정 연구원은 "지난 13~18대 정권에서는 정부 수립 100일 이내에 대규모 정책들이 마련되면서, 기업들의 설비 투자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주가는 설비 투자가 본격화되기 전인 올해 1분기부터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들이 곳간에 쌓아둔 막대한 자금도 투자 확대 전망을 뒷받침한다. 작년 3분기 기준 국내 상장 기업의 현금성 자산 규모는 64조원 정도로 전년에 비해 5조원이나 늘었다.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 자산만 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증권 홍승표 연구원은 "최근 2년 간 보수적인 설비 투자로 기업들의 설비 가동률이 호황기 수준인 80%에 육박한다"며 "이는 막대한 사내 유보금과 함께 기업들의 설비 투자 확대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연구원은 또 "기업의 부채비율도 80% 수준으로 감소해 주주들의 수익성 제고 요구가 늘어나는 점도 설비 투자를 촉진할 것"이라며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 비용도 크게 줄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산업·업종별로 설비 투자 규모는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차이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설비 투자 감소는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위주로 나타날 것"이라며 "업종별로는 식음료·금속가공·의료·조선·건설 분야 투자가 늘고, 내수 관련 업종의 투자 확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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