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가 블랙베리의 생산업체인 RIM(리서치 인 모션)을 인수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맺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중국신문망이 25일 전했다. 매체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중인 와이 밍 레노버 CFO의 "RIM을 포함한 다향한 기회를 모색하고 있으며 레노버 및 주주들에게 이득이 될 수 있는 적절한 기회가 온다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을 전했다. 또 그는 “RIM과 RIM 거래 은행에 다양한 비즈니스 조합, 전략적 벤처 등에 대해 이야기해왔다”고 밝혔다.
RIM은 애플, 삼성전자에 밀려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대폭 잠식된 이후 전략 선회 및 피인수 기업으로 자주 물망에 올랐다. 최근 RIM CEO가 블랙베리 운용체계(OS)를 타 스마트폰 제조사에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제공하고 단말기 하드웨어 제조에서도 손을 뗄 수 있다는 언급을 하자 주가가 폭등했을 정도다.
이후 RIM 대변인은 “선택 가능한 모든 전략적 옵션을 거론한 것일 뿐”이라고 말해 레노버의 인수노력을 부인하지 않았다. RIM은 지난해 5월 JP모건과 RBC 캐피탈마켓을 고용해 외주 생산 및 회사 매각등을 포함한 위기 탈출 전략을 모색해 왔다. 또한 토르스텐 하인스 RIM 최고경영자도 최근 하드웨어 제조부문 매각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함께 RIM은 이달 말일 새로운 블랙베리10 OS를 탑재한 새로운 블랙베리 전화기를 발표하고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블랙베리의 신제품에 대해 시장의 기대는 냉담한 편이다.
레노버는 과거 IBM의 PC사업부를 인수한 후 지난해 세계 최대 PC업체로 성장한데 이어 중국에서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며 그 세를 크게 확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만 해도 삼성전자(20.8%), 노키아(13.2%)에 이어 점유율 7.7%로 3위였던 레노버는 3분기에 점유율 12.4%를 기록하며 핸드폰 시장 2위에 올랐다. 2개 분기만에 시장점유율을 무려 4.7%포인트 끌어올린 것이다.
특히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지난해 1분기에 5위권에도 들지 못했으나 3분기에는 12.2%로 점유율 2위에 오르는 괴력을 발휘했다. 레노버의 도약은 가격경쟁력을 갖춘 현지형 스마트폰이 공전의 히트를 거두고 있으며 경쟁사였던 노키아의 부진이 지속된 탓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IBM PC사업부를 인수하며 PC시장에서 세계를 제패한 레노버가 휴대폰 시장에서도 세계시장 석권을 꿈꾸고 있다"며 "레노버의 가격경쟁력은 물론 기술경쟁력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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