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은행 노사는 아직도 씨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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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1-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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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외국계은행들이 해를 넘겨서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지부는 지난 11월 초 보충교섭에 돌입한 후 지난 24일 제10차 실무교섭을 진행했다. 씨티은행 노조관계자는 “이날 교섭은 공단협(금융노조가 사용자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맺은 임금단체협약)의 문구를 정리하는 수준에 그쳤다”며 “이번주 중 11차 교섭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지부는 임금 4.7%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 요구안(3.3%)과 적잖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 가족수당 인상 역시 추가비용이 드는 문제로 인해 지지부진한 상태다. 부양가족 1인당 1만5000원이 지급되는 가족수당은 1980년대에 제정된 후 인상된 적 없다.

특히 비정규직이나 복지문제 등 실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씨티은행 노조관계자는 “해를 넘기는 것이 그동안의 관행이기도 했고, 지난해에도 2월 초에 보충교섭이 타결됐다”며 “시간이 다소 길어지더라도 직원들의 복지가 개선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3개월에 걸쳐 진행되는 교섭 탓에 내부 피로도가 증가한 상태다. 씨티은행 노조는 다음달 설 연휴 전까지는 마무리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보였다.

또 다른 외국계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도 난항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노사 모두 빠른 타결을 지향하고 있지만 의견 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 SC은행지부는 지난해 10월 말 보충교섭에 돌입한 후 25차례 이상 교섭을 벌였다.

노조의 요구안은 △임금인상 8.5% △정규직·비정규직 복지 통합 △보육시설 설치 등이다. 그러나 사측은 쉽게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SC은행 내에서는 성과주의에 대한 이질감이 크다. 최근 생긴‘전문직’선택 조항때문에 직원들이 술렁이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전문직으로 전환하면 근무연수를 기준으로 급여액을 산정하는 호봉제가 아닌, 개인 성과에 따라 급여액을 책정하는 연봉제로 바뀐다. 개별적으로 연봉협상을 하기 때문에 임금을 더 높여 받을 수 있다. 전문직으로 전환해도 정규직 신분이 유지되고 재충전 휴가도 기존보다 2배 늘어난 15영업일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노조는 가뜩이나 실적압박이 큰 상황에서 전문직 전환이 개인실적 경쟁을 가열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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