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관계자는 27일 “세종시로 이전한 정부 과천청사의 공동화 방지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라며 “새 정부 인수위원회에 미래부의 과천청사 입주를 건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과천청사에서는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농림수산식품부가 세종시로 이전하는 등 올해까지 14개 기관이 이전했거나 떠날 예정이다. 대신 방송통신위원회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등 14개 정부 기관이 새로 들어온다.
도와 시는 과천청사 기관들이 세종시로 이전한 뒤 새 기관들이 입주하는 데 최대 1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해 도시기능 상실과 지역상권 붕괴 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미래부가 과천청사에 입주해 도시 공동화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과천청사에는 미래부와 업무 연관성이 많은 방송통신위원회와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입주하는데다 세종시로 옮겨간 부처의 업무 공간이 비어있어 당장에라도 미래부가 둥지를 틀 수 있다.
반면 세종청사에는 미래부가 들어간 만한 여유 공간이 없다. 추가 건물을 건축 중이나 연말에나 사용할 수 있다. 서울 광화문에 있는 중앙청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미래부가 과천보다는 세종시에 입지를 잡아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미래부 특성상 과학기술의 요람인 대덕특구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인접해 있는 것도 장점이다. 여기에 박근혜 당선인이 누차 강조한 국토균형발전 측면에서도 상징성이 크다는 것. 박 당선인은 2009년 세종시 수정안 논란 당시에 수도권인구의 분산과 정부기관 이전 필요성을 제기하며 부처 이전에 찬성표를 던졌었다.
부처의 행선지에 따라 공무원들의 대규모 이주가 불가피하고, 청사의 위치가 해당 부처의 힘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인식되는 측면도 있어 입지를 둘러싼 부처 간 자존심을 건 물밑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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