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시대' 오는데…대기업 대출 증가율 30%, 중소기업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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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1-2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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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지난해 예금은행의 대기업 대출이 전년보다 30% 가량 늘어났지만, 중소기업은 겨우 1%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기 악화로 인해 점차 수익이 줄어들면서,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예금은행의 기업대출금 잔액은 총 622조원이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은 466조2000억원, 대기업 대출이 155조8000억원으로 금액만 놓고 보면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다.

그러나 증가추세로 보면 정반대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대기업의 평균 대출 증가율은 30%였다.

1월 대기업 대출은 전년보다 33% 오른 132조원으로 시작해, 2월 역시 33%의 증가율을 지속했다.

이후 증가율은 조금씩 하락해 8월 31%에서 9월 29%, 10월 27%에 이어 11월 24%까지 떨어졌다. 이는 하반기 들어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면서 은행권이 법인 대출에 소극적으로 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중소기업의 같은 기간 평균 대출 증가율은 고작 1.33%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 454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70% 오른 중소기업 대출은 점차 증가폭을 줄이며 5월 0.90%까지 둔화했다. 이후 6월 1.20%와 9월 1.40%를 제외하고는 모두 1%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현재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0.70%를 기록중이다.

결국 지난 11개월간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은 시늉에 그친 것이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 수준을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살펴보면, 중소기업의 자금사정 BSI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5개월째 75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고 있던 2009년 3월 71을 기록한 이후 3년 6개월만에 최저치를 찍고, 그 수준이 해를 넘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BSI가 기준치 100을 넘으면 업체들의 자금 사정이 좋다는 의미이나 그 아래면 반대다.

반면 대기업은 올해 1월 87로 지난해 11월 90보다는 하락했으나, 지난해 꾸준히 80대 후반 및 90대를 오르내렸다. 지난 한 해간 가장 낮았던 수치가 8월 85였다.

올해 은행권은 새 정부의 서민경제 정책에 발맞춰, 중소기업 대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방침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실적 전망이 그리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처럼 대출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는 게 은행권의 딜레마다.

한은이 지난해 16개 국내 은행의 여신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대출 태도를 보면, 올해 1분기 중소기업의 대출태도지수는 -3으로 전분기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대출태도지수는 기준치가 0으로 100과 -100 사이에 분포한다. 이 지수가 높으면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대출영업에 나선다는 뜻이며 낮을수록 그 반대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건전성을 감안하면 중소기업 대출을 무작정 늘릴 수는 없다”면서 “이 때문에 우량 중소기업 위주로 먼저 대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부실확대 요인이 잠재해 있기 때문에, 대출에 있어 보수적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은행권에 편중 지원을 자제하고, 한계 기업에 대한 신속한 구조조정을 주문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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